KB금융, 금융시장 재편 주도하나
KB금융, 금융시장 재편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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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자본시장법 시대 비은행 육성 의지 재확인
금융 지주사간 대등합병 가능성 "유효"
규제개혁 및 M&A 심사기준 변화도 '호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짧은 침묵을 깨고 '금융빅뱅'의 대표 주자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중소형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는 물론 다른 금융지주사와의 대등합병 카드도 다시 꺼내들었다.
KB금융발 금융빅뱅 가능성은 새 경제팀의 규제개혁 의지와 맞물려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비은행 육성의지 재확인
지난해 9월 KB금융 출범 이후 황영기 회장은 수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증권사 인수의지를 재확인 했다.
황 회장은 "비은행 부문 영향력 강화를 위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하겠다"며 "경기하강으로 구조조정 국면이 본격 전개되면 대기업 소유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유진투자증권 인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유진투자증권은 물론 여러 증권사를 인수 후보로 물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중회 KB금융 사장도 M&A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KB금융의 순익의 96%는 국민은행이 차지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아류, 삼류로 전락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1조8733억원 가운데 80.64%(1조5108억원)가 국민은행에서 비롯됐다. 지주사의 총자산(320조)에서 국민은행(276조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86.25%에 이른다.
반면 경쟁회사인 신한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86억원으로 2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으며,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는 47.8%로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황 회장과 김 사장은 은행간 M&A 의지도 여전하다는 뜻을 재확인 했다.
황 회장은 특히 지주사간 대등합병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음을 피력했으며, 김 사장은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지만 불안한 금융시장을 감안해 성급하게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대등합병 대상으로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현재 KB금융이 M&A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르면 3월중 향후 M&A에 추진방향의 구체적인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B금융發 금융빅뱅 가능성
KB금융이 이처럼 비은행 부문 육성의지를 불태우는 데는 이달 발효된 자본시장법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법의 최대 수혜업종이 증권사이며, 보험사 역시 판매채널과 자산관리 기능 개선 측면에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정책이 자본시장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업무영역에 따라 은행·보험업무가 증권사에 허용되기 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고유영역이었던 지급결제 업무가 오는 5월부터 증권사에 허용된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이다.
이와함께 고객의 자산운용 형태가 저축에서 투자로 점진적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증권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고객기반과 브랜드 밸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과의 대등한 경쟁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삼성, 한화, HMC, 현대 등 대기업 소유 증권사와 KB, 우리투자, 하나대투, 굿모닝신한 등과 같은 은행계 증권사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재편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결국 KB투자증권이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자본력과 그에 걸맞는 각 부문별 경쟁우위 확보이다.이 때문에 황 회장도 리서치와 투자은행(IB), 온라인 영업 등에서 두루 강점을 지닌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황 회장이 염두해 두고 있는 지주사간 대등합병 역시 업계 내부에서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금산분리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새 경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표적인 '금산분리 완화론자'로 꼽힌다. 이와함께 지주사간 합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문제 역시 현 정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앞으로 기업간 M&A 심사를 하게될 경우 국내 시장의 경쟁환경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부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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