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보고서 유료화 왜?
삼성증권의 보고서 유료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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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옥정수 기자]금융당국이 건설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부정적 의견표명을 자제해달라는 '입단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증권이 자사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게만 대상으로 한  보고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삼성증권측은 "유료화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는 입장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무에게나 배포하는 리서치자료는 그만큼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리서치 자료 질도 높이고 자사 고객에게만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유료화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증권측은 "아직 검토초기 수준으로 원론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보고서 유료화 방침은 원론적으로 시행키로 내부적으로 잠정합의했지만 뼈대와 골격은 앞으로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의 보고서유료화 방침에 증권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이 국내 증권사에서 처음으로 유료화방침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정부의 단속 등 변화된 금융시장 환경과 과거 업계 리딩업체라는 의미 퇴색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는 투자자로부터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아왔다.  작년초 코스피 주가가 1800선이었다가 900선으로 바닥을 쳤는데도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 비중을 낸 적이 거의 없다시피 해 투자자들의 신망을 잃은 상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영향력은 급감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고충도 켰다. 특정종목에 대해 매도의견을 낼라치면, 해당기업의 반발을 무마하느냐 진땀을 흘려야 했고, 낸다곤 치더라도 항의때문에 바로 취소해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때문에 아예 침묵을 하거나 보수적인 보고서 작성으로 투자자 외면이라는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또 최근 달라진 금융당국의 간섭도 부담스럽다. 최근 증권업협회의 '뜬금없는' 애널리스트의 윤리규정 강화방침에 이어  정부와 금융당국의 부정적 보고서 단속에 나선 것도 애널리스트의 설자리를 좁히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삼성증권의 유료화방침은 공개적인 보고서에 오는 압박감을 다소 줄이는 효과를 거두는데다, 자사고객들에게 정확한 투자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신력과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증권사 관계자는 "고객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은 금융업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며 "삼성증권이 다른 증권사들과 차별화만 잘 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보호나 시기 등의 문제 등에 따라 당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삼성증권의 취지는 공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료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라며 "아직은 시행단계가 아니므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증시보고서는 모든 고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유료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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