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방향 바뀌나?
조흥은행 매각 방향 바뀌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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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인수위 15일까지 경제현안 정리...증권가엔 재검토說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주재로 열린 30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원칙이 재언급되는 등 말도 많던 조흥은행 매각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조흥은행 매각과 더불어 선물거래소 부산 이관 문제까지 오는 15일까지 기본 방침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에 따라 해외 DR 발행 등을 통한 독자생존, 지주회사 설립 등을 추진하다 갑작스레 매각으로 선회한 조흥은행의 운명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노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합의를 도출해 국제적 신뢰도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흥, 3조원 매각 대금 중 1천억원만 현금

이러한 배경을 업고 조흥은행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한지주측의 인수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한 신한지주에 조흥은행을 매각해서는 정부가 원하는 높은 수준의 공적자금 회수나 민영화 달성을 이루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한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합병 시기에 이루어진 신한지주의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유야무야된 것도 정부의 신한지주 편들기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물론 궁지에 몰린 조흥은행 경영진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105년 역사 조흥은행 졸속 매각 반대 기치를 든 노조나 일각에서 이러한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즉, 3조원(30일 주가 기준 약 2조 8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흥은행 총 인수자금중 신한지주가 당장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자금 규모는 1천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여력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주당 6천150원에 2억 7천100여만 주(조흥은행 정부지분의 40%)를 인수하려면 약 1조 6천700억원이 소요되는 데 신한지주가 당장 내놓을 수 있는 현금은 1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지주측이 나머지 약 1조 5천여억원을 상환우선주를 발행해(주간사 JP 모건의 보증 및 일괄인수 후 매각 방침) 조달하는 것을 문제삼는 대목이다.

30일 기준 주당 인수가격 평균 5천200원

또한 나머지 정부지분 2억 7천100여만 주(정부지분 80% 중 나머지 40%)에 대해서 신한지주 주식과 1대 0.3428의 비율로 교환할 예정이지만, 30일 신한지주 주가(1만 2천400원 기준 약 1조 1천500억원 규모) 기준으로 보면 조흥은행 나머지 지분은 주당 4천250원에 인수되는 꼴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지분 80%는 주당 평균 5천200원에 인수하게 된다.

조흥은행은 이 주당 가격이 조흥은행 적정 가치인 주당 5천750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라며 헐값 매각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한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40% 지분 대신 정부에 제공할(또는 예탁) 신한지주 주식에 대해서도 조흥은행은 문제삼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은행 민영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신한, M&A 기본도 모르는 소리 일축

신한지주는 조흥은행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폄하한다. M&A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또 지분 매입 대금을 차입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가 있냐는 반론이다.

조흥은행은 상환우선주 발행이 사실상 차입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지만, 신한지주는 우선주 발행이 엄연한 자본상의 변동 사항으로 이를 차입과 동일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신한지주는 정부지분의 40%를 현금으로 매입하는 방식만 보아도 서울은행의 하나은행 합병(100% 지분 교환 방식)보다는 공적자금 회수 등 여러모로 정부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일단 현금으로 1조6천700억원이나 납입할 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금 약 1조 1천500억원어치(30일 주가 기준.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를 신한지주 주식으로 값을 치루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상 리스크를 분산, 매각 금액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은행주식은 최근 바닥세를 기고 있어 향후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신한지주는 덧붙이고 있다.

조흥은행 당기순익 계속 하락세도 부담

신한지주는 이에 더해 조흥은행의 자산건전성까지 문제삼고 있어 이 매각대금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조흥은행이 지난 수년간 목표 당기순익을 달성한 적이 거의 없거니와 있더라도 이후 년도 충당금 적립으로 이익금이 계속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 풋백옵션을 보장받더라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주장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흥은행이 올해 7천억원의 당기순익을 목표로 했지만 기업대출 부실화, 가계 및 신용카드 채권 부실화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결산이 불가피하다며 주당 순자산가치가 3천원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서울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이 정부지분 30%에 대해 향후 1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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