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멍텅구리 대환대출'로 골치
시중은행, '멍텅구리 대환대출'로 골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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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들 기간만 연장...리스크관리 구멍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들이 카드론 대환대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 지점들이 대환대출을 졸속으로 처리하면서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22일, A은행 한 관계자는 “지점에서 카드대환론을 엉망으로 다뤄 본부 차원에서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한 두 군데 은행을 제외하고는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카드고객을 유치하면서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 대규모 연체부실이 발생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각 은행들은 이에 대해 대환대출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은행 지점들이 대환을 실시하면서 대출금의 일부를 상환시킨다거나 연대보증인을 세워 지급보증을 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단순히 기간만 연장, 본부에서는 정확한 카드 부실 실상을 파악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환을 ‘멍텅구리 대환’으로 부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대환대출의 본 취지는 채권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임에도 각 카드사들은 단순히 만기 연장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며 “경영진이나 리스크관리 담당자들은 정확한 부실을 확인하려 하지만 각 지점 담당자들은 실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실상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확한 카드부실 규모를 파악하고 대환대출의 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환대출을 실시할 때 대출금 일부를 반드시 상환받도록 한다거나 보증인을 세우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연체금만큼 현금서비스로 대체해 큰 부실을 안았던 某 카드사처럼 은행도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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