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감안한 가계의 실질소득이 작년 동기 수준에서 전혀 늘지 않은 가운데 금리나 환율 급등으로 이자나 해외송금 등 비소비지출은 급증해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질소비도 감소세가 심화, 관련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악을 기록해 국민들이 위기를 견디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전국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6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로 지난 2005년 3분기의 -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국가구의 실질소득은 작년 3분기에 증가율이 4.9%였고 경제위기가 일부 반영됐던 올해 2분기에도 0.3%를 기록했다.

경상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5.2%, 사업소득은 1.1%, 재산소득은 7.3% 각각 증가했으며 이전소득은 노후소득보장 정책 도입 등 공적이전소득이 늘어 12.7%가 증가했다.

소비위축은 더 심해 전국가구의 3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은 229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났지만 실질소비는 2.4%가 감소, 관련통계가 나온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출 중에서는 식료품비가 26.7%, 교육비가 14.1% 늘면서 수치를 끌어올렸지만 교양오락(-7.3%), 의류신발(-1.5%), 통신비(-1.8%) 등은 전년동기대비 줄었다.

비소비지출은 50만4천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0.3%나 늘었는데 특히 금리와 환율상승 영향으로 지급이자 및 교육비.생활비송금 항목이 17.2%나 증가해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계수지 흑자액은 66만6천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1.5%가 늘고 흑자율은 22.5%로 1.4% 포인트 상승했지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7.5%로 1.4% 포인트 낮아지면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의 적자가구 비율은 29%로 전년동기에 비해 1%포인트 상승, 3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99만4천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했으며 실질로는 1.3% 늘었다.

소비지출은 249만3천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했지만 실질로는 0.7%가 감소, 도시근로자들의 소비도 본격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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