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깎고 인력 줄이고 증권업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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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부진에 성과급 축소...신규 채용에도 '소극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최근 수년간 '탄탄대로'를 질주해왔던 증권사들이 계속되는 증시부진에 휘청거리고 있다.
당장 '칼바람'으로 이어질 조짐은 없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중복점포 통폐합과 조직 재정비로 비용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최대 수혜업종으로 부각되면서 몸값이 치솟았던 '증권맨'들의 한숨소리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월급 '반토막'
최근 국내 25개 증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8 회계연도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직원들의 6개월치 급여는 지난해와 비교해 1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별로는 HMC투자증권이 2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줄어 절반 가까이 깎였으며, 대우증권도 3300만원으로 32.7% 줄었다.
또 유진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직원도 지난해와 비교해 30% 가까이 깎인 급여를 받았으며, 굿모닝신한증권, 메리츠증권, 동부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하나IB증권, 한양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의 급여도 3%~20% 가까이 줄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화증권의 경우 수치상으로는 각각 4.3%, 29.2%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래에셋은 인력감소로, 한화증권은 연봉산정 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게 각 증권사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지속돼온 증시부진으로 성과급이 대폭 감소한 것이 급여감소의 원인"이라며 "내년까지 증시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인력구조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현대중공업 자회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지출된 위로금 때문에 전년 대비 30% 이상 올라 여타 증권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직 슬림화 '시동'
한발 더 나아가 증권사들은 비용 최소화를 위해 조직 슬림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몸집을 크게 확장시켰던 미래에셋증권은 올 연말까지 20개 점포를 통폐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최근 게시했다.
통폐합 대상 지점은 노원점, 군자점, 명동중앙점, 이촌중앙점, 연수점 등 서울 12곳과 창원지점, 서대구지점, 대전지점, 광주지점 등 지역 8곳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번 지점 통합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지출을 최소화 함으로써 대고객 서비스 제고를 위해 진행되는 것"이라며 "해당 지점 근무 인력들은 다른지역 지점 또는 부서로 적절히 재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증권사는 올 하반기 신규인력도 지난해(250명)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100명만 채용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26개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8월 2개 지점을 통폐합한 데 이어 연말까지 1개지점을 추가로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이 증권사 역시 지난해 하반기보다 60명 가량 적은 100명 가량만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아예 신규채용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을 중단했으며,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은 채용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 증시침체가 이어질 경우 최근 몇년새 크게 늘어난 신규인력이 인력 구조조정의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증권사의 총 점포수는 1798개로 지난해 3월말 대비 300개 가까이 증가했으며, 임직원 수는 같은 기간 3만2093명에서 3만9419명으로 7000명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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