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자금난 건설사 덕에 고수익?
저축銀, 자금난 건설사 덕에 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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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아진 은행 대신 저축은행으로 발길
자금상환이 시급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을 찾는 건설업체들의 발길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유동성확보를 위해 건설사들에게 대출 상환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몰려드는 건설사중 우량한 대형 건설업체들을 골라 단기 15~20%의 높은 이자로 대출에 나서는 등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은행권의 공격적인 상환요구는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이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이후 국내 시중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08년 9월말 국내은행의 BIS비율 및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 9월말 국내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바젤Ⅱ기준)이 10.79%를 기록해 지난 6월말(11.36%)에 비해 0.57%p하락했다.

은행별로는 바젤Ⅱ기준으로 국민은행이 6월말 12.45%에서 9월말 9.76%, 한국씨티은행도 같은기간 10.50%에서 9.50%로 떨어졌다. 자기자본비율이 10%이상으로 유지되야 우량은행판정이 되기 때문에 하락될 경우 예금주의 불안증가, 은행신뢰평가에 악영향을 줘 외자유치불가등 영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된다.

따라서 자기자본비율 10%를 위해 대출상환에 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신성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며 건설업계의 연쇄부도 우려가 확산돼 대ㆍ소형 가릴것 없이 만기 대출 상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건설경기가 좋았던 지난 3~4년간 대다수의 건설업체들이 발행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의 상환을 독촉하고 있다. ABCP는 부동산을 담보로 건설회사가 발행한 유동화 증권으로 만기가 3개월, 6개월로 짧아 단기 자금조달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ABCP규모는 15조 3000억원이다. 이중 올해 연말에 돌아오는 부동산 관련 ABCP 규모는 5조원이 넘고, 내년에도 4조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건설사는 ABCP상환이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위해 저축은행에게 상환자금대출을 받은 것이다. 저축은행은 대출을 해주며 건설업체가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나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다. 한 저축은행 대출담당자는 "한달에 10건이상이 될 만큼 건설사들의 대출문의요청이 많다"며 "하지만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진 만큼 모두 대출이 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은행대출이 어려운 건설사로서는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우량한 건설사들을 입맛대로 선택해 고금리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이같은 대출 행태는 연쇄부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건설업계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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