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MB노믹스…한국 증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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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타개 의지강해 조기 경기안정 기대감
전문가들, "1200선 부근에서 저항선 형성될 듯"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버락오바마 후보가 미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전 세계 국민들은 그의 적극적인 경제안정 의지가 글로벌 금융안정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축배의 잔을 들었고 글로벌 증시역시 일제히 급등세를 기록하며 이에 화답했다.   
▲ (좌)이명박 대통령(우)버락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 ©서울파이낸스

그러나 이같은 당선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글로벌 증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은 경기 지표 앞에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실제로 지난 6일 다우지수는 5% 이상 급락했으며 코스피지수 역시 5일간의 상승행진을 멈추고 11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튿날인 7일 역시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금융위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점은 반색할 만한 일이나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당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오바마가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위기 해결 의지 '반색'
오바마 당선자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해왔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경제 관련 공약은 크게 ▲큰 정부 규제강화(금융시스템 개혁)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조세제도 개혁) ▲고용창출 ▲공정한 무역정책(무역협상력 제고) 등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바마는 보호무역에 가까운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안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미국 경제위기를 자유무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시 "오바마 당선자가 내세우고 있는 금융위기 해결책과 재정 정책은 현재 재무성이 추진중인 구제금융안(TARP)을 지지하고, 중, 저소득층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는 입장"이라며 "현 시점은 위기 해소과정에서의 추진력과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에는 증시에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2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 실업수당 확대, 주정부 지원, 소비 진작 등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아 실물경기의 개선을 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침체 확산…증시 반등 '제한적'
그러나 '오바마 노믹스' 앞에는 경기침체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는 전월 50.2에서 44.4로 하락, 지난 1997년 이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도래했음을 재차 확인해준 셈이다.
 
게다가 미국의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민간부문 고용창출은 15만7000명 급감했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은 10만20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6일 프랑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는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리보금리가 하락하고 이머징시장의 부도위험이 완화되는 등 신용리스크가 완화되는 것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경기하락여파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 대선결과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기업실적의 부진이라는 부정적 효과가 서로 상충됐는데 미국 대선이 종료되면서 후자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하락하면 주가에 적용하는 밸류에이션 배수가 하락한다"며 "이에 따라 기조적인 하락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반등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오바마 훈풍 기대감'에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7일 저점대비 32.4% 급등하며 일부 낙폭을 회복했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와 주도주들의 상승탄력 둔화가 지수상승을 가로막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부정적인 경기 지표 앞에 무너지는 지수를 받쳐줄만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것도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으로 코스피지수가 20일이동평균선을 회복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그동안 우리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던 업종들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고 후발 상승업종도 20일이동평균선에 도달해 추가상승을 견인할만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코스피지수가 PBR 1배 수준인 1250포인트에 다다르면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당부분 회복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기업들의 줄도산 불안감,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감이 지수의 추세적 상승 전환에 발을 걸 수 있다.
임정현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피가 장부가를 회복하고 전일에는 1200선은 넘어섰는데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심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혹은 제한적 후퇴흐름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주 '악재' VS 내수주 '호재'
증시 전문가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의료보험 보장 확대 ▲경기부양 대책 일환인 전력장비 시설확충 ▲대체 에너지 투자 확대 ▲대북관계 개선 노력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 등 국내 내수주들들에게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국내 정부 또한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겹호재'가 든 셈이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앤러리스트는 "내수주 중에서도 내구소비재ㆍ의류, 미디어, 유통 등에 대한 관심이 우선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의지는 더욱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이들 업종에 대한 수혜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바마가 미국의 적극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업주들에게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중원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대선관련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해서 여러번 자동차 부분에 한국의 전폭적인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미국 정부가 FTA 전면적인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클린턴 정권에서 이미 경험했던 것처럼 슈퍼 301조와 같은 보복성 무역조치로 우리기업의 대미 수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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