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노믹스'…한국에도 훈풍?
'오바마 노믹스'…한국에도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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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버락 오바마가 미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오바마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 역시 오바마 당선자가 금융위기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를 괴롭히던 불안요인이 일부 해소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에도 훈풍을 불어 넣어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면 재협정을 요구해 대미 수출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당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시스템 안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오바마 당선자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해왔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경제 관련 공약은 크게 ▲큰 정부 규제강화(금융시스템 개혁)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조세제도 개혁) ▲고용창출 ▲공정한 무역정책(무역협상력 제고) 등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바마는 보호무역에 가까운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안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미국 경제위기를 자유무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시 "오바마 당선자가 내세우고 있는 금융위기 해결책과 재정 정책은 현재 재무성이 추진중인 구제금융안(TARP)을 지지하고, 중, 저소득층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는 입장"이라며 "현 시점은 위기 해소과정에서의 추진력과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에는 증시에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2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 실업수당 확대, 주정부 지원, 소비 진작 등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아 실물경기의 개선을 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극한에 치닫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대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주택 차압의 급증, 기업 자금난 심화, 인력 구조조정 확대로 인한 실업률 상승, 소비심리의 위축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것.

최재식 대신증권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물경기의 두 가지 핵심지표인 '고용'과 '금리'가 더는 악화하지 않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당선자가 강력한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에 대한 미국의 책임보다는 책임 보다 미국 경제의 안정을 위해 교역대상국에 통상압력을 강화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해서 여러번 자동차 부분에 한국의 전폭적인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 FTA의 전면적인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자동차 및 반도체 등과 같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 하다.

김중원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후보의 인식과 경제 철학은 아직까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한미 FTA의 전면개편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자동차 및 반도체 등과 같은 수출기업들의 대미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악의 경우 클린턴 정권에서 이미 경험했던 것처럼 슈퍼 301조와 같은 보복성 무역조치로 우리기업의 대미 수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호무역 성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민주당이 대규모 경기부양안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경기부양을 통한 소비진작이 효과가 나타난다면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株, 벌써부터 '후끈후끈'
오바마 후보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오바마 수혜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금융위기의 신속한 해결 외에 대체에너지산업 육성, 건강보험 개혁, 사회기반시설 확충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신재생에너지·제약·IT 등이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는 급증하는 의약품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가 신약에 대한 가격 인하, 저가의 제네릭의약품 처방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제네릭 의약품 개발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 동아제약등이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대신증권 곽병렬 연구원 역시 "오바마의 환경 및 의료보험 정책이 기존 정권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산업경쟁력 확충 및 저소득층 보호를 위한 전략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혜주로 삼성SDI,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 등 IT주,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제약주, LG화학, 동양제철화학, 휴켐스 등 화학주, 이밖에 후성, 동국산업, 마이스코, 에코프로 등을 제시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재정정책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전력산업과 통신장비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며 관련종목으로 LS와 케이엠더블유를 꼽았다.
 
또,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북미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오바마의 정책을 감안하면 남북경협주도 눈여겨볼 만 하다.
 
임태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의 대북 유화정책은 국내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면서 증시의 외부 변수 중 하나를 안정시킬 수 있으며, 남북관계 개선으로 경제 협력이 속도를 내면 북한에 진출한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수혜가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들의 급등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 시절 에너지주처럼 수년간 지속할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을 가져야 하는데 최근 거론되는 오바마 수혜주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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