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매각 시나리오 난무하지만...'최선책이 없다'
LG카드 매각 시나리오 난무하지만...'최선책이 없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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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에 매각→토종자본 과다 매각
-국내자본에 매각→인수 여력 한계
-산업은행에 매각→정부 인수 논란


금융당국이 부실화된 LG카드의 매각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각가지 방안들이 대두되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아 어느 것 하나 쉽게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자본 인수 여력이 없다

LG카드가 지난달 24일 8개 은행으로부터 2조원의 자금지원을 받고 영업을 정상화한 이후 첫 번째 나온 방안이 국내 은행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형태의 인수 방안이었다.

단독 인수의 여력이 없는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이“국내 은행을 중심으로 한‘컨소시엄 형태’의 인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이 방안은 새로운 대안으로 대두됐다.

금융권이 전례에 없이 자금 지원한 부실기업을 인수하려 하는 것은 LG카드의 경우 일반기업과 다르게 돈으로 확산할 수 없는 1천400만명에 달하는 국내 금융소비자의 DB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국내 최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LG카드의 회원DB는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이 강조되고 있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금융회사들이 욕심을 낼만하다”고 말하고“이 같은 국내 소비자들의 DB가 외국 자본에 유출될 경우 외국 자본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권은 현재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카드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향후 경기가 회복될 경우 카드업이 다시 고수익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금융권이 LG카드에 대해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이유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이 LG카드의 인수 메리트와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인수 의사를 밝히는 회사는 없는 상태다.

그 동안 하나은행, 우리지주, 신한지주 등이 인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우리지주가‘우리카드 부실’등을 이유로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신한지주도‘조흥은행 합병’문제 때문에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외국계 자본에 매각 부정적 여론 높아

이러한 가운데 뉴브리지, GE, 씨티 등 외국계 자본만 LG카드의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은 금감위를 방문해 인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GE, 씨티 등도 금융권의 추이를 시켜보며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도 외국계 자본에 대한 국내 자본 매각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감위가 한국금융연구원에‘외국자본 진출에 따른 영향 및 대응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 발표하는가 하면 이헌재 前 재경부 장관은 민영화되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외국계 자본에 줄 수 없다며 2∼3조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잠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외국계 자본들이 제일은행, 현투증권 인수 사례처럼 시간끌기 작전을 통해 LG카드를‘헐값’에 인수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산업은행 인수 카드 부상

정부는 국내에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하자 차선책으로 산업은행에서 인수해 경영 정상화한 후 매각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대우증권 경영 정상화’의 해법이 되기도 했던 이 방법은 현재로선 LG카드 문제를 가장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금융권의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대형 금융회사가 부실화 될 때마다 정부가 나서 인수해 준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 고심하고 있다.

금융권은 그러나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금융시장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도 소비자금융업을 강화할 수 있어 수익구조 다각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LG카드 처리의 최선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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