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 DB형 위주로 성장할 것"
"국내 퇴직연금, DB형 위주로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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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국제심포지엄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시행 3년을 맞고 있는 국내 퇴직연금시장이 확정급여형(DB)을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국민 10명 중 5.5명은 퇴직연금 선택시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중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가 4일 서울 태평로 본사 1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퇴직연금제도 도입 3년 시점에서의 현 시장점검 및 향후 발전방향’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전망됐다.
 
퇴직연금사업자·학계·정책당국 등이 참석한 이날 심포지엄은 미국·일본의 퇴직연금 성장과정을 살펴보고, 국내 퇴직연금제도의 과제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우선 글로벌 인사관리 컨설팅업체인 '타워스 페린(Towers Perrin)'의 스티브 앨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확정기여형(DC)이 미국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는 법ㆍ제도 및 시장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더욱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계기로 DC에 대한 재검증 논의까지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퇴직연금시장에 대해 "법정 퇴직금문화와 심플한 DB형 설계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 간접투자문화의 미성숙 등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DB형 중심의 성장이 일정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김원식 교수가 발표한 '퇴직연금 제도 도입 3년 평가' 자료에서도 나타났다.
 
김 교수가 퇴직연금 도입 기업체 300곳의 가입자 875명을 대상으로 설문·온라인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퇴직연금 상품 선택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안정적인 수익률'이 33.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원금보장 가능성' 32%, '높은 수익률' 25.1% 등 순이었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원금보장 가능성'을 합치면 55.3%로 노후생활자금인 퇴직급여만큼은 안정성을 중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DC형보다는 DB형이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9월말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수 82만835명 가운데 DB형은 54.8%(44만9951명), DC형은 37.3%(30만6095명)을 차지하고 있다.
 
김 교수의 조사에서는 또 '퇴직연금이 퇴직일시금보다 더 나은가'라는 질문에도 '매우 그렇다' 3.9%, '그렇다' 31.8%, '보통이다' 48.5%, '그렇지 않다' 12.3%, '전혀 그렇지 않다' 3.5%, 등으로 부정적(15.8%)인 답변보다 긍정적(35.7%)인 답변이 두배 이상 많았다. 
 
이 밖에 김 교수는 "퇴직연금사업자는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제도운영에 관한 종합적 역량 배양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책당국도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중장기 자산운용 구조가 정착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상과대학원 객원교수 쿠보 토모유키도 "사용자가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할 때에는 전문성·서비스내용·안정성·수수료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실시해야 하며, 일본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관련 법령·지침에 명시돼 있다"고 발표했다.
 
권병구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은 "정책당국과 사업자가 퇴직연금제도의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며 "퇴직연금제도가 정착단계를 넘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토론의 장을 보다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주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미국의 퇴직연금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글로벌 인사관리 컨설팅업체 타워스 페린의 스티브 앨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 © 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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