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 '본사와 별개라고?'
외국계 보험사들, '본사와 별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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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글로벌 보험그룹들이 자금 경색에 처하면서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해당 보험그룹들의 국내 사업부들도 상황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민규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에 대해 국내 외국계 보험사들은 본사의 상황이 자사와는 연관이 없다며 해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궁색해 보인다. 본사가 어려운데 자회사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사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의도는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무조건 본사랑 별개라는 식의 해명은 곤란하다. 어찌됐든 본사에 속한 자회사 입장에서 본사가 어려우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글로벌 그룹인 본사 자랑을 하며 본사에서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더니, 본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이제는 서로 별개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집안의 가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식들이 본인들은 집안의 어려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격이다.
미국 글로벌 보험금융그룹인 AIG의 유동성 위기 사태 등으로 인해 불거진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국내 보험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어떻게든 불식시키고 싶은 마음은 알 만하다. 하지만 고객들은 바보가 아니다.
실제로 여타 글로벌 보험그룹들도 크고 작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정도의 금융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제반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어느 금융사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히 어려운 점은 어렵다고 밝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음으로써 고객들을 안심시켜야지, 무조건 발뺌만 하려 한다면 오히려 시장의 불신을 키울 뿐이다.
무엇보다 당장 숨기고 감추다 나중에 가서 결국 부실이 드러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회사 경영상의 부실은 어떻게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떠나버린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그 몇배의 노력으로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 지난 1929년 대공황 사태를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마당에, 눈앞의 면피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다 대승적인 차원의 대책을 고심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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