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에서 지옥으로'…지수 960선 '후퇴'
'천당에서 지옥으로'…지수 960선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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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미국발 훈풍과 저가매수세 유입에 장 초반 1100선까지 넘봤던 코스피지수는 한국이 IMF에 통화스왑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설이 퍼지면서 내림세로 전환, 또다시 1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특히, C&그룹이 워크아웃설에 금융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쓰러지자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0.19포인트(3.02%) 떨어진 968.96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다우지수 급등과 FOMC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 내달 초 국내 금융당국이 경기회복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호재가 맞물리면서 지수는 5%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1070선까지 치솟았다. 이에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선물가격 급등으로 올들어 14번째, 13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1시 이후 장세는 돌변했다. 재정부가 IMF에 통화스왑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설과 C&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수는 한꺼번에 157포인트나 빠지며 수직낙하했다. 일중 변동폭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 선물옵션 시장에 7년만에 처음으로 서킷 브레이커가 걸렸다.
 
다행히 재정부가 "IMF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일부 기관들의 자금 유입이 맞물려 낙폭을 일부 회복하기는 했지만 개별업종의 낙폭이 과도해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오전장에서 사들인 물량을 모두 쏟아내며 결국 147억원 순매수를 했고, 기관 또한 연기금을 중심으로 17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52억원을 내다팔았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업종들은 장막판 하락반전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은행(-14.96%), 금융(-11.87%), 증권(-11.50%)등이 11%이상 급락했으며, 건설(-8.30%), 기계(-7.52%), 전기가스(-6.87%), 보험(-6.62%) 등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총 상위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삼성전자(2.48%), LG전자(2.73%), LG디스플레이(2.05%)등 대형 IT주들이 선전한 반면, 한국전력(-7.38%), 현대차(-5.16%), 현대중공업(-0.72%), KT(-6.79%)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C&그룹이 워크아웃을 검토 중이란 소식에 관련 그룹주 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C&중공업, C&우방, C&우방랜드, C&상선 등이 일제히 가격 제한폭까지 밀려났다.
 
이날 가장 고배를 마신 것은 은행주였다. IMF자금 지원설로 외환 보유고 우려와 함께 C&그룹사들의 주거래 은행들의 위험 노출액이 알려지면서 KB금융,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줄줄이 가격제한폭까지 주저 앉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투자심리가 근거 없는 '설(說)'에 휘둘려 또다시 위축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특히, 'IMF 구제금융설'이 재정부의 한 차관보 발언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시장 통제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개인과 외인들은 오전장에서 사들인 물량을 장 막판 1시간 만에 모두 쏟아냈다"라며 "이처럼 외국인과 개인들이 최근 자금을 빼고 있는 이유는 한국의 펀더멘탈이 안 좋다라기 보다 시장을 통제하지 못하는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부족이 더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조금식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고 이머징 마켓도 동조흐름을 보일 것이란 점"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우리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 찾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한가 13개 종목을 포함해 31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4개 종목을 비롯해 528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7억5467만주였으며 거래대금 8조199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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