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증시폭락 '악순환'…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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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장세 지속…금리인하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환율급등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증시폭락은 또 다시 환율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시장금리는 국내 금융시장 교란의 또 다른 잠재요인이 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환율 10년來 최고치
8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전일 대비 66.9원 폭등한 1395.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00원대를 돌파한지 하루만에 1400원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10년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전문가들조차 '꼭지'가 어디인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세는 수급상 문제라기 보다 금융시장 전반에 팽배해 있는 공포심리가 원인"이라며 "이같은 불안심리가 해소된다면 환율은 폭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시장이 단기간에 안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역수지가 9개월간 142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급상 문제 역시 외환시장 안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
 
■코스피 1300선 붕괴
증시, 환율 1300-1300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채 가시기도 전에 코스피지수는 1300선이 무너져 내렸다. 이제는 증시 1200, 환율 1400 시대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79.41포인트(5.81%) 급락한 1,286.69로, 코스닥은 30.48포인트 떨어지며 400선을 크게 하회 371.4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폭락 역시 뉴욕시장 급락과 환율급등이 직격탄이 됐다.
전날 소폭 반등세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장초반 3.53%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내 133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장 막판 투신권의 매도세가 폭주하면서 결국 6%가까이 주저 앉았다.
이날 투신권은 1,765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며 증시폭락을 부추겼으며, 외국인과 기관 역시 각각 457억원, 833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등이 1,543억원, 1,153억원 각각 순매수 했지만 증시를 떠받들기엔 역부족이었다.
투신권의 경우 전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매도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투매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투신은 지난달 25일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에 전날 하루만 순매수했을 뿐 나머지 거래일엔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말 따로 행동 따로'식의 행보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지만 대량환매를 대비해야 하는 투신권으로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며 "그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법은 없나?
지난해 7월 이후 시작된 미국발 신용위기가 1년이 넘게 지속되며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되되자, 시장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감이 오히려 더욱 커지가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신용위기를 잠재울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일 연속 하락하며 9,400선으로 떨어졌으며, S&P 500 지수도 5년만에 1,000선이 붕괴되는 등 주요 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이 연일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위기가 투자자들의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회복을 위해선 금융위기 타계를 위한 선진국간 공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먼저, 지난 7일 호주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기존 7%에서 6%로 1%포인트 인하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이달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혹은 그보다 앞서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내 역시 물가보다는 최악의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은 "환율이 높은 수준이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다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경기'보다는 '자금 경색'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를 인하하면서 물가를 고려해 지급준비율, 총액대출한도제 등을 함께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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