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권하는'(?) 카드사
대출 '권하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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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안내문 발송 등 마케팅 활발
연체율 증가로 부실 우려 커져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 '○○○님 현금서비스 수수료 20% 할인 ~9월 30일까지'·'△△△님의 카드론 미사용한도 200만원  10월 31일까지 이용가능'
연신내에 사는 P 모 씨는 얼마전 A카드사로부터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P 씨가 A카드사의 우량고객이어서 이벤트기간 동안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할인해 주겠다는 것이다. B카드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또 다른 고객은 매달 날아오는 카드청구서에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자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안내서가 함께 발송됐다. 또한 카드론 이용을 권하는 상담원의 전화도 이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카드사의 대출서비스 이용횟수가 개인신용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이 카드사들의 수익성만을 고려해 고객들에게 신용도 하락의 위험이 있는 대출서비스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무분별한 대출 영업확대는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가계신용부채가 급속히 늘고 있어 리스크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도 확대에 수수료 할인·이자면제까지
지난 6월말 현재 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283조3천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이 21%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로 주머니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제2금융권의 단기자금 이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카드사들의 대출 영업확대도 고객들의 대출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 카드사들이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대출영업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실제로 카드사들은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카드론 사용한도와 기간을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있으며 일정 기간 안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이자와 취급수수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신규회원 중 현금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는 경우 7일간 이자를 면제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는 카드사가 대부업체와 같은 영업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대출마케팅 확대가 고객들의 신용도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반적으로 카드론 등의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연체가 발생하지 않으면 신용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횟수다. 대출금을 제때 갚더라도 대출 횟수가 많으면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서비스의 경우 연체를 하지 않더라도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고객들 역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대출이용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 A카드를 이용하는 신용카드 고객은 "이자까지 낮춰준다고 해서 카드대출을 이용했는데 자주 이용했다고 신용등급을 낮추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카드사에도 '위험'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이 신용판매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하지만 무분별한 대출확대는 카드사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 규모를 살펴보면 7조99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3624억원 증가했다. 올 상반기 현금서비스 사용액 역시 전년동기 대비 1조7096억원 늘어난 49조9629억원으로 집계됐다.
부가서비스 확대·소액결제증가·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카드사들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한도를 확대하면서 대출확대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출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수익증가에 일조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카드사에게 부실위험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가계신용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출증가는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관계자는 "경기침체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이용규모 증가는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내년 초까지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보이고 있어 카드사들이 대출을 늘릴 경우 큰 부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며 "더구나 하반기 연체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여 향후 대출 규모를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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