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적과의 동침’…LCD 교차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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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패널은 빠져…무역수지 개선 효과 6000만불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12월부터 모니터용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을 교차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는 18일 양사가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LG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는 삼성전자 LCD총괄로부터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각각 구매하게 된다. 17인치 패널은 내년 1월부터 월 4만장 안팎, 22인치 패널은 올해 12월부터 월 4만장 안팎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이 TV패널이 빠진 ‘알맹이 없는 합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사가 당초 합의했던 교차구매 계획보다 축소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 5월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총회에서 교차구매 계획을 밝힌 뒤 94cm(37인치) TV용 LCD패널을 삼성이 LG에서, 132cm(52인치) LCD패널은 LG가 삼성에서 구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그러나 경쟁관계인 양사 간 입장차이가 정리되지 않고, LCD시장 경기가 위축되면서 최종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때문에 이번 합의가 아직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한 TV패널 대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LCD패널 교차구매를 우선 추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사가 TV패널 교차구매를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LCD TV의 최대 약점은 정면이 아닌 측면 각도에서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한데 삼성과 LG가 각각 사용하는 VA와 IPS 기술은 판이하게 다르다. TV패널 교차구매를 위해선 양사가 관련 회로 교체와 함께 추가비용의 투입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에서는 일단 양사의 이번 합의를 반기고 있다. 차동형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 과장은 “당초 계획했던 규격에서 교차구매를 했을 때보다 수입대체 효과는 다소 줄었지만 두 대기업이 ‘경쟁 속 협력’이라는 선례를 만든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공동 연구개발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LG는 현재 대만 업체들로부터 전체 LCD 수요량의 60%와 34%를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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