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이중고···생활비 늘고 빚 상환액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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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교통·월세' 소비 비중도 소득의 절반 이상 차지
평균 빚상환액 93만원···'고금리'에 전년보다 8만원↑
신한은행, 17일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발간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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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소득보다 소비가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본 생활비로 여겨지는 식비·교통비·주거비(월세) 등의 비중이 전체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물과 충격과 더불어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부채 보유 가구의 월 평균 부채상환액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물가 충격에 직장인 10명 중 7명 '점심값'도 줄인다

신한은행이 17일 공개한 '2023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544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521만원)보다 4.4%(23만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가구 월평균 소비는 261만원에서 276만원으로 5.7%(15만원) 증가했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월평균 소비액 증가율이 월평균 소득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총소득 대비 소비액 비중도 50.7%로 전년보다 0.6%p(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지출이 늘면서 소득 중 저축·투자의 비중은 0.1%p 늘어난 19.3%(105만원), 예비자금 비중은 0.6% 줄어든 20.1%(109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가구 소득 중 지출 항목별 비중을 보면 △소비 50.7%(276만원) △부채상환 9.9%(54만원) △저축·투자 19.3%(105만원) △예비자금 20.1%(109만원)로 조사됐다.

세부 소비 항목별로 보면 물가 상승의 여파가 뚜렷했다. 소비 중에서는 식비(23.2%)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교통·통신비(14.5%), 월세·관리금·공과금(12.7%), 교육비(10.1%), 의료비·건강보조제 구입비(5.1%) 순으로 비중이 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본 생활비인 식비, 교통·통신비, 월세·관리비·공과금 지출이 전체 소비의 과반을 차지했고 특히 식비, 월세 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은 점심값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 68.6%는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응답했다. 점심값 절약 그룹의 68.3%는 여전히 현재 평균 점심값(6000원)이 비싸다고 인식했고 22.6%는 5000원까지 더 줄이겠다고 밝혔다.

가계의 1년 내 경제전망도 악화하고 있다. 향후 1년 내 가계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조사자는 22.6%로 0.2%p 늘어난 반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조사자는 5.3%p 증가한 30.2%였다.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조사자는 5.6%p 줄어든 47.2%였다.

◇고금리에 빚 상환액도 늘어···月 93만원 '전년比 8만원↑'

지난해 우리나라 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201만원으로 전년 1억973만원 대비 7.0%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가구의 부채 보유율도 64.8%로 2.0%p 하락했는데, 고금리로 부채 보유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부채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 부채 상환액은 2022년 85만원에서 지난해 93만원으로 8만원 증가했다. 특히, 소득 5구간(상위 20%)인 고소득 계층을 제외하고 1~4구간의 부채 상환액이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나 서민층 부담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2구간의 경우 빚이 늘어나면서 부채 상환액 증가율도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소득 1구간(하위 20%)의 평균 부채 잔액은 지난해 5198만원으로 전년(4684만원)보다 514만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월 부채 상환액은 37만원에서 54만원으로 17만원(45.9%) 늘었다. 2구간의 평균 부채 잔액은 전년(7894만원)보다 243만원 늘어난 8137만원으로 집계됐는데, 2구간 평균 부채 잔액이 80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 부채 상환액도 59만원에서 77만원으로 18만원(3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3구간의 부채 잔액은 1억425만원으로 전년(1억1232만원)보다 807만원 줄었지만 월 부채 상환액은 82만원에서 90만원으로 8만원 증가했다. 4구간 역시 부채 잔액이 1억2474만원에서 1억1923만원으로 551만원 감소했지만 부채 상환액은 96만원에서 102만원으로 6만원 늘었다.

가구소득 5구간의 지난해 부채 잔액은 1억3573만원으로 1~5구간 중 감소율(15.1%)이 가장 컸고 지난 3년 중 가장 적게 보유했다. 그러나 부채 보유율과 부채 잔액이 모두 줄었음에도 월 부채 상환액은 13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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