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부산) 조하연 기자] 4.10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부산 수영구 보수진영 간의 ‘단일화’는 무산됐다. 지난 3일 오후 선관위 주최의 부산 수영구 토론회에서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에 공개적으로 ‘막판 협상’을 요구하며 이날 자정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으나, 정연욱 후보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예찬 후보 측 참모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토론회가 끝난 직후 두 후보 간의 짧은 대화가 있었다. 장 후보가 토론회에서 공개만남을 예고한대로, 장 후보는 자정까지 정 후보 캠프 앞에서 기다렸으나 정 후보는 끝내 얼굴을 비치지 않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예찬 후보께 답장 드렸다”고 밝혔다.
정연욱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수영구민과 국민의힘을 사랑하는 장예찬 후보의 힘든 결정을 믿고 싶다’는 글과 함께 남구 박수영 후보의 ‘장예찬 후보 사퇴’와 관련한 인터뷰 영상을 함께 보낸 문자를 캡처한 것이 올라와 있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 대변인 수영구 관련 공식 의견’이라는 제목의 장 후보의 대승적 헌신을 촉구하는 영상이 게재됐다.
장예찬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예찬은 끝까지 간다”며 확고한 완주의사 입장을 밝혔다. 장 후보는 “12시까지 기다렸지만 뵐 수 없었다. 끝까지 보수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직접 TV토론회를 보시고 수영 발전의 적임자를 선택해달라”고 전했다.
지역 원로 정치인 A씨는 “‘한동훈의 수영구 패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격전지 중심으로 지원유세를 다니는데, 수영구는 보수의 표가 결집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1석을 가져가는, 그야말로 최대 격전지“라고 말했다. 그런 한 위원장의 수영구 패싱은 ‘중앙당 차원에서 무언의 장예찬 지키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북경산의 무소속 최경환,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의 경우를 들었다. 수영구와 비슷하게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한 위원장은 조지연 후보의 지지유세차 경북경산을 방문했다.
최경환 후보 역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으나, 한 위원장의 방문 후 여론조사에서는 조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결과가 조사되기도 했다.
즉, 중앙당 차원에서도 무소속인 장예찬 후보보다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었다면, 한 위원장이 부산지역 지원유세에서 정연욱 후보의 손을 들어줬을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 모두 SNS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사전 투표 이후에도 단일화는 할 수 있다. 민주당에 1석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서 우리도 끝까지 보수 단일화를 추진해볼 것”이라 말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보수결집을 외치는 무소속 후보가 진정으로 보수를 사랑한다면, 공식후보를 지지하며 스스로 사퇴하는게 수순"이라면서 "사퇴의 명분을 찾는다면 사전투표 전날인 오늘이 적기"라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가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결국 어떠한 방향이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수영구의 막판 보수결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