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 하반기 영업 '글쎄'
지방은행들 하반기 영업 '글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성적우수'…하반기 건전성 악화 '노심초사'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ggarggar@seoulfn.com>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건설경기 악화는 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의 줄파산을 예고하고 있어 지방은행들의 건전성 악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은 올 상반기에 시중은행 대비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이 '외형확대'에 치중하면서 실익을 챙기지 못했다면, 지방은행들은 대출경쟁보다는 수익성 높이기에 주력한 결과 최대 30%가 넘는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한 것.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이 8.9%의 성장을 보여 16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또 전북은행은 178억원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8%의 높은 성장을 보였다. 경남은행 역시 26.9%가 증가한 1278억원을 시현했으며, 광주은행은 716억원의 순이익 기록, 3.3% 성장했다. 다만, 대구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감소한 1486억원의 이익을 시현하는 데 그쳤다. 

지방은행들은 수익창출면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49%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3.07%포인트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24.04%와 20.52%를 기록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더불어 올해 추정 자기자본이익률은 대구은행 18.0%, 부산은행 17.8%로 예상돼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15.1%, 16.6%를 상회하고 있다.

이 밖에 올 상반기 은행권 최대 화두였던 순이자마진(NIM) 또한 대구은행 3.14%, 부산은행 3.01%를 유지해 국민은행 3.02%, 우리은행 2.24%, 하나은행 2.15%, 신한은행 2.13% 등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이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기업대출 및 개인사업자(소호: SOHO) 대출비중이 되레 지방은행의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둔화를 고려할 때 지방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시중은행에 비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현재까지 자산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지만 지방 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라 건설업 및 부동산업종 대출 부실화가 심화되고 자영업자 몰락으로 인해 소호대출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다면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방은행의 최대 강점인 고객충성도가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유출 현상이 시중은행에 이어 뒤늦게 나타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고 지방은행의 프랜차이즈 가치는 빠르게 소멸될 여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다만, 지방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지역 밀착영업을 토대로 한 선별적 여수신 행태로 대출자산의 부실화가 적고 지방건설 경기 침체에 대한 민감도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서울파이낸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