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불안하다"…'위기론' 점증
"저축은행이 불안하다"…'위기론' 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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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관련 당국, '무조건 쉬쉬'
금리 인상 '무리수', 상황 악화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저축은행이 불안하다.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감싸기로 부실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부실화 가능성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106개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63조648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0.7% 늘었다. 그러나 6월 결산인 전체 저축은행의 2007회계연도 순이익은 4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감소했다.
부동산 침체와 감독강화 여파로 PF대출이 12조2100억원으로 2.6% 줄어 수수료 이익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주가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급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마디로 저축은행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것.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말 12.0%, 올 3월말 14.0%, 6월말 14.3%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영업정지된 일부 저축은행 PF대출과 3000억원 이상의 PF대출 중 워크아웃으로 편입된 PF대출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연체율은 훨씬 높을 것이란 것이다.
특히 PF 부실로 큰 타격을 입은 저축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업계 공동으로 실시하는 PF 워크아웃 규모가 지난해 말 8300억원에서 올 6월말 1조1000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3800억원이나 증가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건전성 우려까지 악재가 겹치고 있는 셈이다.
계속되는 저축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에 저축은행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금감원과 저축은행중앙회가 오히려 부실 요인 감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는 지난 19일 저축은행의 수익성 둔화에 따른 '저축은행발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 문제라고 밝혔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저축은행 관련 문제점들이 크게 우려할 만한 것들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에 저축은행 건전성 자료에 대한 월별 공개를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월별로 취합하는 수치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금감원의 조치는 계속되는 저축은행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5월말 기준 저축은행 PF대출 연체율을 근거로 언론들이 저축은행 부실 우려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금감원이나 저축은행 업계에서 이에 대해 불편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금감원과 중앙회의 태도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오히려 시장의 문제점을 키울 수 있다는 것.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월단위 건전성 지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대신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낮춰 놓은 6개월 단위 지표만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정보의 제한적 공개는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 불안요인을 적기에 파악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신자금 이탈에 경쟁적 금리 인상
저축은행들도 고민이 많다. 이례적이라 할 만큼 높은 수익을 안겨줬던 PF대출이 막히면서 새로운 수익원 찾기가 시급해진 것. 여기에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예금으로 유입되는 자금마저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자금이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잇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7%대로 인상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7.0%로 인상했다. 인터넷뱅킹으로 가입할 경우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최고 금리가 연 7.1%에 달한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6.7%에서 7.1%로 0.4%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영풍상호저축은행은 금리를 인상한 지 20일 만에 또다시 1년제 정기예금금리를 기존의 7.0%에서 0.1%포인트 인상했다.
제일과 제일Ⅱ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7.0%로 높였으며 HK저축은행은 최근 1년 정기예금금리를 6.3%에서 7.0%로 한번에 0.7%포인트나 올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수신예금 이탈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석대출 자금 확보를 위해서도 수신예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리한 수신금리 인상은 저축은행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저축은행의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늘어나게 되면 예대마진이 줄어들게 되는 것. 실제로 올해 7월 예대마진은 4.83%로 지난해 동기(5.36%) 대비 0.53%포인트 떨어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이같은 출혈성 금리인상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부실대출 확대까지 불러 올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신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되고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이자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저축은행의 지난 7월 현재 대출 평균금리는 사상최대 수치인 12.11%를 돌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 경우 은행 고객들보다 경기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무리한 금리인상은 저축은행 부실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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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2008-10-05 00:00:00
다"고말했다.

이광준 2008-10-04 00:00:00
고말했다.

문선영 2008-10-03 00:00:00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