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제품 질 하락, 소비자 속이는 '스킴플레이션'
[데스크 칼럼] 제품 질 하락, 소비자 속이는 '스킴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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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트에서 장을 보면 몇개 사지 않아도 영수증에는 1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찍힌다. 할인이나 저렴한 물건을 골라도 팍팍한 소득에 고물가는 서민들 주름을 지게 하고 돈의 가치가 예전 같지가 않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생필품 141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한 지수인 생활물가지수는 2023년 1월 전국 111.74(2020년=100)에서 2024년 1월 115.54로 1년새 3.4% 이상 올랐다. 특히, 같은기간 신선 과실은 28.5%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와 신선 어개(물고기와 조개)도 각각 8.9%, 2.0% 오르며 전체 신선식품지수는 14.4% 올랐다.

이처럼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나 수량을 줄여 사실상 값을 올리는 효과를 거두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꼼수를 부리고 있다.

문제는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교묘하고 교활하게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태인 '스킴플레이션'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인색하게 굴다'의 스킴(skimp)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스킴플레이션은 가격과 용량을 그대로 두되, 값싼 원료를 사용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슈링크플레이션이 크기나 용량을 줄였지만 제품의 질은 동일한 반면, 스킴플레이션은 제품질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bhc는 순살제품을 국내산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브라질산을 사용하면서도 원부자재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 bbq는 올리브오일에 해바라기유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으며 멕시카나의 경우 물류비용 등을 이유로 제주도에는 순살제품을 브라질산으로 공급하고 있다.  

결국 스킴플레이션은 자신들의 수익만을 추구하는 비열한 기업가들의 마인드를 표현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인건비는 물론 제조·상품원가, 원자재가격 등이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하지만 피해를 받는 것은 믿고 상품을 구매하는 선량한 소비자들과 자영업자, 기업 고객들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기업들도 원부자재 값 상승 등으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이럴수록 소비자가 중요한 식품 외식 부문에서는 '신뢰'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에 중요하다. 단타를 노리다 단명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자신들만 살겠다고 소비자들을 기만해서는 안된다. 

나민수 산업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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