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 육박…위기감 고조
원·달러 환율 1100원 육박…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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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압력 증대, KIKO 손실폭 확대

원달러 환율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 외화유동성 위기설'이 재부각되고 있으며, 키코(KIKO)에 가입한 기업들의 통화옵션 관련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에 바통을 이어 환율이 소비자 물가 상승압력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장중 1090원대 돌파
27일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15분 현재 5.9원 하락한 1083.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09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출회되면서 1080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1089.40원으로 지난 2004년 11월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나친 환율 오름세를 우려한 정부의 개입의지가 엿보이고 있지만, 환율상승의 추세적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율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달러화의 강세지만, 국내 수입업체 및 은행들의 달러화 수요, 경상수지 적자의 펀더멘털 문제, 정부의 외환 개입의지 약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외국인들의 증시이탈 또한 달러수요를 부추기면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1100원대를 넘어 1150원대 환율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9월 외환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의 급격한 오름세는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만약 9월 만기가 집중된 외국인들의 채권이 재투자되지 않을 경우 스왑시장과 환율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물경제 전이 '우려'
문제는 급격한 환율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부문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상승은 국내 수출산업에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수입원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킨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타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됐지만, 이제는 환율이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5.9%로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5%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제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다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8월 역시 6%대 진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상당수 중소기업들 역시 환율 폭탄에 노출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통화옵션 거래인 KIKO에 가입된 상장기업은 총 519개사로 6월말 현재 손실규모가 1조5천억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이후 환율이 30원 가량 오른 것을 감안하면 4천억원 가량의 추가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오름세가 쉽게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KIKO에 가입한 기업들의 통화옵션 관련 추가손실이 우려된다"며 "외국인들의 증시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의 추가손실은 가뜩이나 부진한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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