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FOMC] 꺾인 물가에도 조기인하 기대 '후퇴'···'피벗' 단서 나올까
[미리보는 FOMC] 꺾인 물가에도 조기인하 기대 '후퇴'···'피벗' 단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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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일 올해 첫 FOMC···시장 98% "동결 전망"
"수요 견조···금리 인하 시그널보다 차단 가능성"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앞둔 가운데, 시장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3월 조기인하 기대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고공행진이던 물가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현재 시장은 금리인하 시점을 5월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피벗(정책선회)에 대한 단서를 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30~31일(현지시간) 1월 FOMC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동결 기대감은 현재 97.9%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46.6%로, 동결전망(52.4%)을 하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FOMC 이후 3월 인하 전망이 80%를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조기인하 기대감이 한달새 반토막난 셈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하 시점은 5월(52.1%)이다.

이는 통화긴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실제 연준이 통화정책에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12월 기준 2.9%로, 2021년 3월(1.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3.9%로 축소되는 등 기조적 물가둔화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조기인하 전망이 약화된 주요 원인은 견조한 미 경제지표에 기인한다. 지난해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시장 예상치(2%)를 크게 웃돌았다. 소매판매 역시 12월 기준 한달새 0.6% 증가하며, 전망치(0.4%)를 크게 상회했다.

또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월 50.3(예비치)으로, 지난 2022년 10월(5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금리인하 유인을 낮추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작년 말 3.7%선까지 하락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4.2%선에 근접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이달 중순 4.1%선까지 밀렸지만, 현재 4.326%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에 달러인덱스도 103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며, 기자회견은 인하 기대감을 이연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의 연장선을 공식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3월 인하 기대는 대부분 소멸할 것이며, 시장은 5~6월 인하기대를 재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금리인하의 단서가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명문에서의 기조 변화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앞서 지난 12월 FOMC 성명문에서는 경제에 대한 평가가 '강함(strong)'에서 '둔화(slowed)'로 수정됐고,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지난 1년간 완화됐다는 표현을 추가되는 등의 변화를 보인 바 있다. 파월 의장 역시 "기준금리가 정점이거나, 그 근처에 가깝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기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리인하에 대해 선제적으로 언급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한 연설에서 "과거처럼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릴 이유가 없다"며 조기인하 기대를 일축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앞서 연준은 물가 둔화를 위해서는 수요의 둔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고용과 함께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으며, 12월 기준 개인소비지출이 0.67% 상승하는 등 수요측 물가상방 압력이 여전히 잔존한 상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를 감안하면 성명문 내에서 추가 긴축에 대한 문구는 유지될 것이며,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 둔화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금리인하 기대감을 후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3월 인하 확률이 낮아졌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상반기 중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추가 긴축 등의 문구를 삭제할 경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강해져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파월 의장은 물가 둔화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금리인하 기대감을 후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연준이 피봇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약간은 달라진 뉘앙스를 피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미국 연착륙 전망과 조합을 보면 3월 인하 기대감은 과도해 보인다"며 "향후 FOMC에서 연준의 경제지표 의존적 경향이 후퇴한다면 피봇의 가시권 진입을 의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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