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반도체·배터리 동반 침체···신사업 수익성 확보 관건
SK, 반도체·배터리 동반 침체···신사업 수익성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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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4Q 석유·화학 실적 부진에 적자전환 예상···SK온도 '부진'
SK하이닉스, 1년 만에 흑자전환···낸드 가격 회복 늦어 수익성 개선 지연
최태원 회장 "'해현경장' 자세로 시스템 점검"···경영진 전략 회의 확대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SK그룹이 최근 주력 사업의 부진과 신사업 투자 확대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SK이노베이션의 부진과 SK하이닉스의 더딘 회복세가 뼈 아프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일부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이 4분기 다시 적자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19조8891억원, 영업이익 1조3532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사업이 원재료 가격과 정제마진 상승 등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석유사업은 시황 개선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조5237억원 증가한 1조11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이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668억원 증가한 23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또 윤활유사업은 기유 판매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가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18억원 개선된 26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석유개발사업은 생산물량 감소로 인한 변동비 감소 효과로 전 분기 대비 112억원 증가한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이 같은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이 전분기 1조원 이상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하고 화학 사업도 1000억원 가까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수요 비수기의 영향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해 수익성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SK그룹의 차세대 주력 사업인 배터리 계열사 SK온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SK온이 미국 IRA 세액공제액을 반영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다소 주춤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메탈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메탈 배터리 가격도 떨어지면서 4분기 흑자저환도 어려울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부진에 빠지면서 SK그룹도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부진과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순손실은 1조3795억원으로 여전히 1조원대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이 회복하면서 흑자전환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낸드 가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만큼 예년 수준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고 투자비용(CAPEX) 증가는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와 에너지, 배터리 등 주력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SK그룹도 침체기에 빠졌다. 여기에 친환경 그린에너지와 탄소중립. 바이오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당장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SK그룹은 사장단이 참석하는 전략글로벌회의를 월 1회 평일에서 격주 토요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거 '토요 사장단 회의'로 알려진 토요일 회의를 24년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SK그룹의 이 같은 변화는 신사업 부문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높이려는 취지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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