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경쟁의 역사···투명 디스플레이로 이어진다
삼성·LG, TV 경쟁의 역사···투명 디스플레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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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ED·OLED 성능 논란부터 8K TV 화질경쟁까지···CES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
글로벌 패권에 미래 신기술 경쟁으로 활기 기대···포트폴리오 확대 위한 협업도 지속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삼성전자 부스에 소개된 투명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삼성전자)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삼성전자 부스에 소개된 투명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가전업계 대표적인 두 기업이다. 그만큼 이들은 여러 영역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SK텔레텍과 함께 국내 휴대전화 시장 삼각편대를 이뤄왔고 백색가전 영역에서는 현재까지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오늘날까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영역은 TV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투명 디스플레이'였다. 

LG전자는 투명 OLED 패널을 내세워 세계 최초 무선 투명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투명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무선 AV(Audio·Video) 송수신 기술을 적용해 별도의 통신선도 없다. 이 때문에 거실의 한쪽 공간을 차지하는 가전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 역할을 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CES 2024 최고 혁신상을 비롯해 △영상 디스플레이 △영상·화질 처리 △내장기술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등 4개 부문에서 총 5개 상을 받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올해 안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76형부터 140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전시하고 투명 마이크로 LED를 공개했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높은 투과율로 현재 유리로 사용되는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화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CES 전시장 한켠에 투명 마이크로 LED와 투명 OLED 디스플레이의 투명도를 비교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투명 마이크로 LED가 투명 OLED 패널보다 더 선명하고 투명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LED는 상용화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를 'QD 필름을 붙인 LCD TV'라며 공공연하게 언급했다. 특히 LG전자는 삼성 QLED TV를 우회해서 언급한 TV광고까지 내며 강하게 대응했다.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해 OLED 패널의 '번인 현상'을 언급하며 오래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임을 강조했다. '번인 현상'은 자발광 패널을 오래 켜둘 경우 열에 의해 소자가 훼손되면서 자국이 남는 현상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OLED TV의 이 같은 번인 현상을 강조하며 QLED TV의 내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사의 이 같은 성능 경쟁은 8K TV 경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2019년에 8K TV를 처음 내놓은 두 회사는 화질 경쟁을 벌이며 자사 TV의 우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양사의 경쟁은 2019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 광고'로 제소되면서 법정 싸움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2020년 6월 서로 신고를 취하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LG전자가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투명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가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투명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모습. (사진=LG전자)

이후 잠잠해진 두 회사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비롯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경쟁이 거세지면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상대방의 디스플레이 정체성을 적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첫 OLED TV를 선보였고 LG전자는 2022년 QNED TV를 출시했다. QNED는 미니 LED를 광원으로 활용한 LCD 패널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화질 선명도를 모두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는 OLED TV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초대형 TV 라인업을 늘렸다. LG전자 역시 98형 QNED TV를 포함해 초대형 TV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W-OLED 패널 수급량을 앞으로 더 늘릴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할 물량은 3~5년간 최대 6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W-OLED 패널은 중대형 OLED TV를 제조하는데 쓰인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업이 상호 영역을 접목시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 제품으로 추격하는 중국 기업들을 따돌리고 기술과 시장 초격차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 신기술은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8K TV 경쟁 당시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두 회사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 TV 시장을 좌우할 투명 디스플레이에서도 두 회사가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스마트폰에 적용할 중소형 투명 디스플레이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29.9%를 차지해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LG전자는 16.7%로 2위에 올랐고 중국 TCL과 하이센스, 일본 소니가 뒤를 이었다. 반면 OLED TV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출하량 기준 5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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