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바이오 연료 투자 확대···내년부터 본격화될 듯
정유업계, 바이오 연료 투자 확대···내년부터 본격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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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 승인, 국내외 공급망 확보 등 사업 기반 마련
글로벌 탄소중립 요구에 신사업 '주목'···인프라 구축 '숙제'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정유업계의 바이오 연료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 정유사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공급망 확보와 설비 투자, 규제 샌드박스 승인 등 바이오 연료 생산과 실증을 위한 기반 마련을 완료했다. 

에쓰오일은 27일 동∙식물성 유지 등 바이오 기반 원료를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해 정부에 신청한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규제 특례 샌드박스)를 승인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실증사업 기간 동안 동∙식물성 유지(폐식용유) 등 폐기물 기반 바이오 원료를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해 탄소집약도가 낮은 바이오 기반 연료유와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원료 생산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바이오 기반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등 새로운 대체 원료의 혼합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전체 제품 수율 변화와 공정 영향성을 평가하며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을 통해 바이오 항공유 원료 생산 기업인 대경오앤티와 지분 투자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KTI는 이를 위해 산업은행, PE실, 유진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대경오앤티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또 SKTI는 올해 3월 중국 최대 폐식용유 업체인 진샹에 투자하면서 바이오 항공유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 10월에 코린도그룹, LX인터내셔널 등과 팜잔사유(PFAD)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매 규모는 각각 4만톤(고린도그룹), 8만톤(LX인터내셔널)이다. PFAD는 팜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산도가 높아 전 세계 소수의 바이오디젤 공장에서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PFAD 외에도 사용하고 버려지는 식용유를 재활용해 바이오디젤 공장의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디젤 공장 외에 해외 바이오 연료 제조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며 2025년 이후 연간 50만톤의 바이오 항공유 제조공장도 완공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실증 운항을 시작했으며 인프라 조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24년 12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도입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HMM과 바이오 선박유 도입 관련 MOU를 체결했으며 9월에 부산신항에서 첫 시범운항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8월에는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바이오 연료의 국제 친환경 인증인 ISCC EU를 취득했다. 해당 인증은 원료 수급부터 제조, 판매, 제품 구매·판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과 지속가능성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투자는 산업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가 지난 6월 바이오 항공유·선박유 실증 연구를 추진하면서 힘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요구가 거세지면서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정유업계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바이오 연료에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 연료는 2028년까지 액체연료 공급 증가분의 10%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에탄올과 바이오 연료 공급이 2022년 대비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이오 연료 시장의 성장을 위해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선박유의 경우 엔진 교체와 함께 항구 내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며 "이를 구현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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