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한도 설정하라"···강화된 중국 규제에 국내 게임업계 '노심초사'
"과금 한도 설정하라"···강화된 중국 규제에 국내 게임업계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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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PA,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입법안 초안 발표···배틀패스·출석체크·P2E 등 금지
국내 게임업계도 강화된 규제 우려···"최종안 발표까지 상황 지켜볼 것"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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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에 과도한 소비나 이용 촉진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 초안을 공개하며 국내 게임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지난 22일 모든 온라인 게임에 게임사들이 이용자의 충전 한도를 설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입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은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가 각 게임마다 하루 일정 금액 이상 돈을 쓸 수 없게 지출 한도를 설정하도록 한다. 배틀패스나 출석체크 등 게임에 매일 접속하는 것으로 보상을 받는 방식, 게임에 처음 결제할 경우 보상을 제공하는 초회 한정 보상, 연속해서 게임에 지출할 경우 보상을 주는 방식 등도 금지한다.

또 미성년자의 확률형 아이템 구매 원천 금지, 뽑기 외 다른 방법으로 게임 속 상품을 얻을 수 있도록 명시 등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강화하며, 게임 화폐를 게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P2E(Play to Earn)게임도 금지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 장비, 관련 서버, 저장 서버 등을 중국 내에 둬야 하며, 인터넷 게임 방송에 대한 고액 보상 지급 금지, 강제 PvP(플레이어 간 전투) 설정 금지 등도 규제안에 담겼다.

중국 당국은 내년 1월 22일까지 기업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중국 최대 게임 기업 텐센트 주가 하락 등 시장 동요를 초래한 후 당국이 입장을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지만, 중국이 그간 게임 산업에 강한 규제 의지를 피력한 만큼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9년 미성년자의 1주일 게임 시간이 90분을 넘지 못하도록 했으며, 2021년에는 이를 강화해 공휴일과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중 사흘간 저녁 8~9시 사이에만 온라인 게임을 허용했다.

중국이 이같은 규제안을 밝히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계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 중국 매출 의존도가 큰 게임과 1인당 과금 금액이 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의 게임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그동안은 중국이 게임 플레이 시간을 중심으로 규제를 내놓았지만, 이번 규제는 게임 매출을 알아서 통제하라는 식이기 때문에 게임성보다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 모델에 치중해온 국내 게임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게임은 물론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 기존 중국 매출 의존도가 큰 게임들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또 다시 게임 산업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도 중국 게임 시장 회복 기대감은 불투명해졌다"며 "중국 내 게임들은 배틀패스, 확률형 아이템 등 BM(수익 모델)을 통한 수익이 크게 감소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ARPU(유저 1인당 지불하는 금액)가 높은 역할수행게임(RPG)들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아직 NPPA의 규제 최종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내달 최종안 발표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규제안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최종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업계도 최종안 발표까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안이 국내 게임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규 규제안은 P2W(Pay to Win) 성향이 짙고 확률형 BM이 과함 MMORPG와 수집형 RPG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해당 BM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상장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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