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액만 7500억원···건설사 부도에 분양보증사고 11년만에 최대
사고액만 7500억원···건설사 부도에 분양보증사고 11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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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 급락했던 2012년 이후 최대 금액·건수
PF 보증 4조5천억 육박·법정관리 소문 돈 태영건설···"사실무근"
"중소·중견·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대량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색과 고금리로 인한 시장 침체로 분양보증 사고액이 11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는 등 건설업계 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소·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법정관리와 폐업이 잇따르고 있어 회사 부도로 인한 분양보증 사고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는 11건, 사고액은 약 755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8월 사고액 4881억원에서 4개월 만에 3000억가량 늘어났다. 이는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락했던 지난 2012년(14건·956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분양보증은 시행사·시공사 등 분양사업자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HUG가 계약자에게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지급해 주는 보험이다. 분양사업자는 공동주택(아파트) 선분양을 할 경우 분양보증을 의무 실행해야 한다.

분양보증 사고는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2021년과 2022년에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1월에 대구 달서구 장기동 '인터불고 라비다'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장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터졌다.

이후 남양주 '덕소6A구역 재개발 사업', 파주 금촌역 '신일해피트리 지역주택조합',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 더 루츠' 등에서 잇달았다.

이어 경기 남양주시 '덕소6A구역 재개발 사업',  경기 부천시 '삼협연립3차 가로주택사업', 여수 '율촌 디아이뎀', 논산 '일구 스위트 클래스', '평택헌덕 지역주택조합' 등에서도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보증사고 증가는 건설사 부도(금융결제원 당좌거래 정지업체)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도 처리 된 건설업체는 13곳이다. 분양보증 사고 사업장 대부분이 이들 부도 업체가 시공 및 시행했던 곳이다.

건설사들의 경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스스로 사업을 접는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종합 건설사 폐업신고 건수의 경우 지난해 362개사에서 올해는 12월까지 530개사로 1년 새 46% 급증했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보증 규모가 4조5000억원에 육박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금융권에서 안정적으로 보는 회사의 PF 수준은 2조원 규모이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78.7%로,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재무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매계약이 체결돼 이번 달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유동성 지원이 확실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2023년 초 티와이홀딩스로부터의 자금대여(4000억원), 9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1900억원)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왔다. 

태영건설과 관계없이 건설업계의 유동성 우려는 여전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PF 만기를 연기해도 고리의 이자로 연명하고 있는데 미입주마저 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 무너질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도 "다수 중견 및 중소건설사는 이미 증가한 공사비와 지연된 공사 기간으로 손실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대량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최근 남명건설(시공능력 285위)을 비롯해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 에치엔아이엔씨(133위), 대우산업개발(75위), 금강건설(578위), 국원건설(467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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