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 가장 많아···이유는 반도체?
SK,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 가장 많아···이유는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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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 통한 자체 공급망 구축 영향···소재·부품 기업 대부분 규제 대상
공정위 "부당 내부거래 단정 어렵지만, 지속성·규모 고려해 모니터링 필요"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SK가 반도체 사업의 영향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SK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55.8%로 셀트리온과 한국타이어, 삼성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부거래액 역시 삼성(244조2000억원), 현대차(131조6000억원)에 이어 SK가 125조원을 기록했다. 

SK는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나 거래규모가 1위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국내 내부거래 비중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의 국내 계열사간 내부거래액은  57조7000억원으로 2위 현대차(54조7000억원)보다 3조원 가량 높았다. 전체 내부거래액이 100조원이 넘는 기업 3곳(삼성, 현대차, SK) 중 SK는 국내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다. 

SK는 최태원 SK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의 영향력이 큰 회사로 최 회장의 SK㈜ 지분은 17.5%다. SK㈜는 지주회사의 특성상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 수익,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따른 매출이 포함돼 내부거래가 잦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집단별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영역에서 내부거래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없고 SK㈜가 25.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와 거래하는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이 대부분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내부거래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 되거나 총수 일가가 보유한 회사의 지분이 50% 이상일 경우에 해당된다. SK의 경우에는 SK㈜의 지분이 50% 이상인 경우 규제대상에 해당된다.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전문 기업인 SK실트론은 5월 1일 기준 SK하이닉스에 2379억원의 부품을 공급했다.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SK스페셜티도 1888억원의 소재를 공급했으며 반도체 회로를 연결하고 구분을 해주는 박막형성에 필요한 프리커서를 개발·생산하는 SK트리켐도 1440억원의 소재를 SK하이닉스에 납품했다.

이 밖에 산업용 가스 공급업체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포토 소재 기업인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식각가스 공급업체인 SK레조낙 등도 SK하이닉스와 내부거래 실적이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공정위의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SK하이닉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는 SK가 2017년 LG실트론(現 SK실트론)의 인수를 시작으로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꾀하면서 소재·부품 기업을 연이어 인수했기 때문이다. 수직계열화는 한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의 생산과 분배의 여러 단계를 통합해 운영 하는 것을 말한다. SK는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적 구축과 함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내부거래 관련 수의계약 비중이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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