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SK ICT 패밀리'는 어디로 가는가
[데스크 칼럼] 'SK ICT 패밀리'는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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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여기에서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SK의 IT 계열사들은 'SK ICT 패밀리'를 출범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주축이 돼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차세대 반도체는 반도체와 5G, AI가 융합해 3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분명 여기에는 SK스퀘어가 할 일도 많아보였다. 적어도 그들이 계열사의 IPO(기업공개)에 연이어 실패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출범한 ICT 계열 중간 지주사다. SK텔레콤에서 비(非)통신 부문 계열사를 분할해 독립했으며 여기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원스토어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11번가, SK쉴더스 등이 포함됐다. 

출범 당시 SK스퀘어는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반도체·ICT 영역에서 이와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적극적 투자·M&A △뉴(New) ICT 포트폴리오 성장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통해, 순자산가치(NAV)를 2025년에는 현재의 세 배인 75조 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M&A) 추진 등을 통해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중인 'K반도체 벨트' 조성에 힘을 쏟고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또 원스토어, 11번가, SK쉴더스, 티맵모빌리티 등 다양한 뉴 ICT 영역에서도 선제적 투자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포트폴리오 강화를 지속 이끌며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SK쉴더스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에 매각됐고 11번가는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콘텐츠웨이브 역시 티빙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IPO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확보는 경영권을 지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SK스퀘어는 SK쉴더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렌베리가의 자회사 EQT파트너스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줘야 했다.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도 이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투자조직을 2개로 나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신성장 영역 투자를 담당하는 'CIO 그로스(Growth)'와 기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CIO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으로 사업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스퀘어는 非 통신 자회사의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M&A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SK ICT 자회사가 보여준 다양한 가능성은 SK의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지 못하게 됐다. 

SK ICT 패밀리가 보여줄 큰 그림이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에는 OTT와 내비게이션, 보안, 쇼핑몰 등 IT 산업과 시너지를 낼 다양한 사업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른 의미로 궁금해졌다. SK ICT 패밀리는 어떤 비전을 보여줄까? 

여용준 산업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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