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는 부진한데···중국산 테슬라 모델Y 홀로 쾌속 질주
국산 전기차는 부진한데···중국산 테슬라 모델Y 홀로 쾌속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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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 앞세워 출시 석 달 만에 1만대 돌파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촉행사 불구 판매량 감소
KG모빌리티 토레스EVX 판매량도 2000대 이하
테슬라 모델Y RWD (사진=테슬라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중국산 테슬라 모델Y가 국내 출시 3개월 만에 1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수백만원 할인에도 불구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제네시스 GV60은 판매 부진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고, KG모빌리티 토레스EVX의 경우 출시 첫달 2000대도 못 판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신차등록자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수입되는 테슬라 모델Y는 지난달 국내에서 3542대 인도됐다. 본격 출고를 시작한 9월 판매량 4206대와 그 다음 달 판매량인 2814대를 합산하면 불과 석 달 만에 1만562대가 판매된 것이다. 수입차가 이처럼 단기간에 1만대 고지를 넘어서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사례로, 올 11월까지 누적 1만대를 돌파한 모델은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만2209대), BMW 5시리즈(1만8509대) 등 3차종이 전부다.

업계는 인기 비결로 '가격과 충전 기반시설'을 꼽는다. 테슬라는 모델Y에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넣어 시작가를 기존 롱레인지(7874만원) 대비 2000만원 이상 내렸다. 서울시 기준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취등록세 포함 5000만원대 초반이다.

테슬라 충전 기반시설인 수퍼차저 스테이션은 12월 기준 전국 148곳에 마련돼 있다. 급속 충전 브랜드 중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강원도 고성군, 경남 하동군, 충남 부여군 등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도 설치돼 있어 충전 스트레스 없이 차량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테슬라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더 많은 운전자가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퍼차저 스테이션 설치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쾌속 질주와 달리 국산 전기차 판매량는 업체 자체 할인과 정부의 보조금 추가 지원 등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판매실적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0.3%, 84.2% 감소한 1723대, 618대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e(64.6%↓·67대), GV60(76.3%↓·96대), GV70e(61.1%↓·91대)도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기아는 저렴한 가격표를 지닌 레이EV만 1387대 팔리며 전월 대비 6.7% 증가했고, 나머지 모델은 전부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었다. EV6는 51.9% 감소한 1096대, 니로EV 18.9% 줄어든 368대 판매됐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은 전월 대비 55.0% 감소한 375대 인도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KG모빌리티 첫 전기 SUV 토레스EVX의 경우 출시 첫달부터 낮은 판매량을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1677대로, 사전계약대수(6000대가량)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회사는 곽재선 회장의 지시에 따라 토레스EVX 출시 이후 물량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공장 가동률을 늘리고, 충분한 물량을 생산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전기차 수요 대부분이 뛰어난 가성비와 편리한 충전 기반시설을 갖춘 테슬라 모델Y로 쏠리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촘촘한 충전망을 확보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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