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김밥' 인기에도···K푸드 수출 갈길 멀다
'냉동김밥' 인기에도···K푸드 수출 갈길 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J제일제당, 떡볶이·김말이 등 전략 품목 선정
오리온, 베트남 쌀 시장 겨냥···현지화 전략 추진
농심·삼양식품 "라면 주력, 김밥·즉석밥 사업無"
비비고 김치치즈 김밥 (사진=CJ제일제당)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식품업계는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품절대란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현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식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밥 수출액(79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29.9% 증가했다. 김 수출액도 6억7000만 달러(약 8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밥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7600만 달러)을 10개월 만에 넘어섰다. 김 역시 누적 수출액 7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고, 연말엔 8억 달러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식품 중에서도 라면을 포함한 김류·떡볶이떡 및 쌀과자 등의 한국 쌀 제품의 글로벌 소비자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떡볶이·즉섭밥 등의 제품군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미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유부우엉 김밥은 틱톡과 유튜브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상에서 외국인들이 이 김밥을 맛있게 먹는 리뷰 영상이 확산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고기가 없고, 유부·당근·우엉·단무지·시금치 등 야채로만 구성돼 채식자를 위한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내 마트에서는 품절대란까지 이어졌다. 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유부우엉 김밥 판매에 나선 상황이다. 

일부 국내 식품기업에서도 냉동김밥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쳐 한국산식품의 글로벌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 중 쌀·김류 제품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CJ제일제당·오리온 등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식음료국가들이 해외 수출이 성장하는 요인으로 국가별 맞춤 전략이 관 것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한국 유부우엉 김밥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쟁여두고 먹을 수 있는 냉동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상에서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해외 시장은 아직도 개척할 곳이 많아 성장 가능성이 높고 수익성도 좋아 전반적인 경영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식품기업들은 기존 주력 상품 개발에만 그치지 말고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을 개발해 기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해 지속적으로 해외 수출·매출 비중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음료 기업들이 들 기업이 유수의 현지·글로벌 제품을 제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은 국가별 맞춤 전략이 관 것이 될 것이라고 분석이다.

우선 CJ제일제당은 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의 6대 제품을 K-스트리트 푸드(K-Street Food)의 전략 품목으로 선정하고 비비고 브랜드로 미주,유럽,아시아 등의 글로벌 주요 국가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국 생산 제품의 수출 △현지생산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생산해 인접국가로 수출하는 C2C(Country to Country, 국가 간 생산→수출) 방식을 활용한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비비고 냉동 김밥3종(햄야채·불고기·김치치즈)은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 이온(AEON) 등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약 2000개 점포에 입점했다. 

이온은 7월 기준 누적 판매량 60만개 돌파했다. 신제품 비비고 참치마요 김밥 출시를 기념해 지난달 일본 코스트코에서 진행한 소비자 프로모션에서는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완판됐다. 지난 10월에는 K-스트리트 푸드 전략 품목인 비비고 쌀떡볶이와 튀김 2종(김말이·오징어튀김) 신제품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통해 K-스트리트 푸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K-푸드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에 다양한 한국 식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리온 일찌감치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로 점 찍고 제과시장 외 쌀과자, 양산빵, 젤리 카테고리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가 1억명에 다다르며 80년대 전후에 출생한 20~30대 젊은 연령층 비중이 65%나 되는 젊은 소비 시장이다. 총 인구 중 15세 미만 유∙아동 및 청소년층 비율이 24.3%가 될 정도로 성장 잠재력도 크다.

오리온 글로벌 연구소는 베트남을 비롯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쌀 과자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지난 2019년 4월 가공식품 안(An·安)을 출시했다. 안은 출시하자마자 현지 쌀 과자 시장 내 2위로 올랐다. 지난해 기준 안은 베트남 쌀 과자 시장 내 점유율을 지난해 기준 27%대까지 끌어올렸다.

안은 달콤한 맛의 오리지널을 비롯해 해산물을 선호하는 현지 입맛에 맞춰 김맛·가쓰오부시맛을 선보였다. 쌀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과 굽는 제조 공법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도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오리온의 안은 한국산 쌀이 아닌 베트남 현지 쌀로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호치민미푹공장은 기존 생산동을 증설해 스낵 펠렛 및 쌀과자 제조 등을 위한 5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하노이 옌퐁공장은 생산동 신축과 기존 공장 증축을 통해 스낵, 비스킷, 파이, 젤리 등 9개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생산라인은 미푹 공장 쌀과자 라인부터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2027년 모든 라인의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14개 라인을 가동하면 추진하고 있는 제3공장 신공장을 제외하고도 연 85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경우 글로벌 사업은 라면을 중심으로 신규 유통 채널 확대, 기존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 중점을 놓고 진행 중이다. 아쉽게도 농심에서는 주력하는 해외 판매 제품은 라면이다. 김밥·즉석밥 등의 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주력하는 상품군으로 라면으로 쌀·김류 제품 등을 수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냉동김밥 인기에 올해 1~10월 연간 김과 가공밥(즉석밥·냉동김밥 등) 수출이 동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연간 수출액 신기록도 확실시 되고 있다"며 "오리온과 CJ제일제당은 김과 가공밥 해외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현지 입맛에 맞춘 차별화된 맛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