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모빌리티 혁신기지, 싱가포르가 주목받는 이유
[데스크 칼럼] 모빌리티 혁신기지, 싱가포르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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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들 아태본부들이 대거 모여있는 싱가포르. 우리는 싱가포르를 그 정도로 이해하곤 한다.

싱가포르국립대학(NUS)은 전세계 대학 순위가 아시아톱 수준을 넘어 글로벌 톱10 안에 든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 선정 ‘2024 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전세계 8위(1위는 MIT, 41위 서울대)에 들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난양이공대도 유명하다. 국내 유수의 대학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타임즈고등교육(THE)이 발표한 ‘2023 세계신흥대학 순위’에서 난양이공대는 1위를 차지했으며, QS선정 ‘2024 세계 대학 순위’에서 전체 대학 26위, ‘공학 및 기술 부문 학과’에서는 14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런 싱가포르에 글로벌 제조혁신 전초기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세웠다. 한국의 울산 EV 전용공장과 함께 전동화와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혁신의 또다른 한 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HMGICS 준공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제조혁신 기지로 싱가포르를 택한 배경에 대해 “싱가포르에 전 세계에서 인재들이 많이 모이고 있어, 여기서 공장 자동화라든지 자동화를 통한 품질 향상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싱가포르 에이스타(과학기술연구청)와 난징이공대학과의 합작 연구소에서 싱가포르의 우수 인재를 활용해 인공지능·로보틱스·메타버스 등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이렇게 연구된 운영체제는 실제 HMGICS 현장에서 검증을 거쳐 전세계 공장으로 확장된다.

통상 싱가포르는 유럽과 아시아 가교 내지 유럽 전진기지로 법인 내지 사무소를 설립해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내용이다.

서울 1.2배 면적으로 국토는 매우 작지만 정부 규제가 기업 친화적이어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있듯이 싱가포르는 현대차가 센터를 안착시키기에 최적지였던 셈이다. 실제 기업이 학교에 펀딩을 해서 연구센터를 만든다고 정부에서 매칭을 해주지 않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정부와 학교, 기업의 각각 1대 1대 1 매칭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1의 투입으로 3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 한 임원은 기자에게 “싱가포르가 좋은 인력을 유치·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에 센터를 정했다”고 귀띔했다. 현지 우수 인력 외에도 기술관련 전세계 최고 수준의 인도인들이 싱가포르를 미국 대안으로 유학지로 선택하기도 한다. 미국 유학파 인도인들이 이미 미국의 주요 글로벌 IT기업 CEO로 활동하는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인재는 널려있어도 활용이 어렵다. 인시아드가 최근 공개한 ‘세계 인재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134개국 중 24위를 차지했음에도 인재 유치의 매력도는 59위로, 소득 수준이 유사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열악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좋은 인재가 있음에도 활용 측면에선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 중 1위는 스위스였으며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미국이다. 

자동차는 더 이상 차가 아니고 컴퓨팅 파워에 의존하는 라이프스타일 한 형태다. 때문에 모빌리티 비즈니스는 대한민국을 먹여살린 반도체 이상의 신수종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사례를 유심히 봐야 할 이유는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 미래 산업들이 견고히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경을 뛰어넘는 무한경쟁 시대에 정부·연구기관·기업 등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누구 하나 혼자 잘해도 부족한 시기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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