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디스인플레가 야기한 약달러···1290원대 약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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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둔화에 긴축경계감 완화···달러인덱스 103.71선까지 후퇴
잔존한 긴축경계감과 국제유가 반등···美 10년물 4.46%대 진입
예상밴드 1270~1310원···"10년물 4.4% 하향 이탈 유무 주목"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졌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기대감에 미국채 금리와 달러의 동반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와 엔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반등했고, 위험선호심리도 회복됐다.

다만 잔존한 긴축 경계감과 반등한 국제유가는 여전히 외환시장을 흔들 변수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20~24일)은 1290원대에서 약보합 흐름이 예상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0.9원 내린 달러당 1296.0원에 개장했다. 다만 장초반 오름세로 반전, 1299.8원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의 주요 키워드는 물가지표가 야기한 약달러로 요약된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 근원 CPI 상승률이 4%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3.3%, 4.1%)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앞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2연속 금리를 동결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일부 연준 인사들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며 추가 긴축을 시사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기대치 이상 둔화하면서 연준의 전제가 흔들렸고, 긴축 경계감도 빠르게 완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62%가 내년 5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3월 인하 가능성도 30%로 한주 전과 비교해 17.6%포인트(p)나 상승했다. 그 결과 이달초 107선을 위협하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3.71선까지 떨어졌다.

약달러 흐름은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경제 이벤트가 마무리된 가운데 주요국 통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주 1.07달러선까지 올라왔던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09달러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의 10월 CPI 상승률이 2.9%로 전월(4.3%) 대비 1.4%p나 둔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운드·달러 환율 역시 1.227달러에서 현재 1.245달러선까지 상승했다. 10월 영국 소매판매가 –2.7%를 기록하며,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을 해소한 영향이다.

아시아권 통화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화의 경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통화완화 유지 발언에도, 달러당 149엔선까지 절상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기대치와 부합하면서, 최근 약세를 보인 위안화도 달러당 7.212위안선까지 내려갔다.

변수는 국제유가다. 지난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분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일 대비 4.1% 오른 배럴당 75.8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4.12% 상승한 배럴당 80.61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과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으로 급격한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1월까지 감산을 연장하며, OPEC+도 추가 감산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그 결과 국채 금리도 소폭 반등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디스인플레 기대감에 5%대에서 4.802%선까지 하락했으나, 현재 4.898%까지 반등한 상태다. 10년물 금리 또한 17일 기준 4.38%선에서 현재 4.464%선까지 상승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도 강보합(0.01~0.13% 상승)으로 마무리하는 등 위험선호심리도 위축됐다.

잔존한 긴축경계감도 원화 강세를 제약할 전망이다. 지난 17일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했다고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발언한 바 있다. 11월 FOMC 의사록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예정됐다는 점 또한 외환시장 내 경계감을 높일 예정이다.

종합하면 완화된 긴축 경계감에 미국채 금리와 달러의 동반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로와 엔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가 강세흐름을 보이면서 원화 강세 흐름도 강해졌고, 이번주 역외 숏플레이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예상 밴드는 1270~1315원이다.

다만 갑작스런 국제유가의 반등과 이번주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재부상하고 있다. 달러 약세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난주 하락세에 대한 저점인식이 유입될 경우 약세가 제한될 수 있다. 이번주 추수감사절 등으로 거래일이 짧아진 점도 변수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80~1315원

미국 연준 고금리 정책 종료 기대감에 위험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하락 우위 흐름이 유력하다. 다만 전주 급락 여파로 인한 저점 인식 매수세와 이번주 예정된 FOMC 회의록 발표 경계감에 하단이 제한, 약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미국 물가 및 통화정책 전망을 재평가하는 가운데,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시장 흔들만한 변수가 없다. 다음주에도 달러가 차분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 1285~1315원

11월 FOMC 이후 CPI 등 경제지표 발표를 소화하면서 채권금리가 급락했고, 위험선호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환율도 같이 내려왔다.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현재의 완만한 하락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난 것이지 금리가 인하된 것이 아니며, 매크로 측면에서도 내려가는데 한계가 있다.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등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환율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70~1310원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4.4~4.6% 밴드 이탈 여부가 달러 추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주요 이벤트와 경제지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 지속 여부는 여전히 달러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달러·엔 환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J의 통화완화 유지에도 149엔대로 하락하는 등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경우, 1290원선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밖에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대변하는 호주달러의 추가 강세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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