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운전이 재밌다"···변속감 살린 전기차 '아이오닉5N'
[시승기] "운전이 재밌다"···변속감 살린 전기차 '아이오닉5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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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 당기며 기어 바꿀 수 있어···0→100km/h 가속 3.4초에 끝내
가상 소리는 엔진 회전수, 토크, 속도 등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어
배터리 온도, 가혹 환경에서도 30~40도 유지···가격 7600만원
아이오닉5N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지난 19일 충남 소재 태안HMG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센터에서 경험한 아이오닉5N은 내연기관 고성능차의 감성을 담은 유일무이한 전기차였다. 변속기 없이 짜릿한 변속감을 전해줬고, 엔진, 배기구 없이 화끈한 소리를 뿜어댔다. 톱니바퀴를 바꿔 물고 피스톤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기계적인 행위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 현대차 연구진이 만든 인위적인 결과물들이었지만 진짜라고 착각이 들 만큼 사실적이었다. 놀라웠다.

내연기관 고성능차 못지않은 변속감은 Ne시프트와 N모드를 활성화하고 스티어링 휠 뒷면에 달린 패들을 당기면 느낄 수 있다. 가속 페달을 짓이기자 계기판에 표시된 엔진 회전수 바늘이 단번에 4000rpm 이상으로 뛰며 생동감 있는 거동을 전달했다. 동시에 패들을 당겨 기어를 바꿔 나가자 까랑까랑한 소리를 토하며 격하게 달려나갔다. 시야가 확 좁아지며 엄청난 속도감이 몰려왔다. 0에서 100km/h까지 걸린 시간은 4초 이내. 정차 상태에서 최대 가속 성능으로 출발할 수 있는 N런치컨트롤과 일정 시간 동안 배터리와 모터 출력을 최적화하는 N그린부스트를 사용하면 3.4초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주행 내내 귓가를 자극한 소리는 엔진 회전수, 토크, 속도 등 주행 정보를 토대로 시시각각 바뀌었다. 현대차는 다양한 음색을 만들고자 엔진 사운드 전용 로직을 신규 개발하는 등 사운드 디자인 레이어를 기존 2개에서 7개로 늘렸다. 이를 기반으로 △내연기관 고성능차 소리를 계승한 이그니션 △RN22e와 N2025그란투리스모 소리를 계승한 에볼루션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슈퍼소닉 등 3개의 전용 사운드 모드를 구현했다. 시승 내내 사용한 모드는 이그니션으로 마치 슈퍼카를 몰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을 들게 했다.

아이오닉5N 실내 (사진=현대자동차)

가짜를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 실력뿐 아니라 운동 성능도 뛰어났다. 제동은 최대 0.6G의 고감속 영역까지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회생제동으로 고속에서도 빠르게 멈춰 섰다. 센터 서킷의 여러 코너는 매끄럽게 돌아나갔다. 큰 전고와 긴 축거를 갖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아닌 핫해치를 모는 듯했다. 2톤이 넘는 전기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균형 잡힌 움직임을 선사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몸놀림을 만들기 위해 앞축 서브 프레임 횡 방향과 코너링 시 하중을 받는 부위들을 보강했다. 박준우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 실장은 “2012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도전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며 고성능차에 걸맞은 하체를 만드는데 역량을 기울여왔다”며 “수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오닉5N 하체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배터리와 모터를 가혹하게 사용했지만 온도는 잘 오르지 않았다. 특히 배터리 온도는 30~40도 사이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열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구조 단순화와 배터리 케이스와 쿨링 시스템 일체화로 냉각 성능을 강화한 덕분”이라며 “서킷 모드를 선택하면 오랜 주행에도 배터리 온도는 30도를 넘지 않는다”고 했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5%와 친환경차 세제혜택 후 기준 7600만원이다. 한편 현대차는 아이오닉5N 소유자들이 충전 걱정 없이 트랙을 즐길 수 있도록 올 4분기 강원 소재 인제스피디움에 최대 10대의 차량을 동시 충전할 수 있는 N브랜드 특화 급속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N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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