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경협'으로 새출발···쇄신 열쇠 '윤리위' 구성에 촉각
전경련, '한경협'으로 새출발···쇄신 열쇠 '윤리위' 구성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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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명칭 변경 승인···김창범 전 인니 대사 부회장 선임
기금 출연 견제할 윤리위 '지지부진'···"추석 이후 확정될 듯"
IT·엔터기업 가입 '젊은 한경협' 지향···"조직 쇄신 우선돼야"
22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전경련 임시총회가 열린 가운데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로 새롭게 출범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한경협으로 명칭 변경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한경협은 19일 오전 표지석 제막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또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상근 부회장으로 선임하고, 회장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다만 혁신안으로 내세운 윤리위원회 구성과 외연 확장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복귀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한경협 입장에서는 혁신안 실행이 앞으로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리위원회는 회원사의 기금 출연을 심사하는 곳으로, 윤리위가 거부하면 회원사는 기금을 낼 수 없다. 이 같은 업무 외에 윤리위는 대기업의 준법경영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앞으로 얼마 이상의 기금은 윤리위를 통해 진행하게 된다”며 “윤리위가 반대하면 기금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중 윤리위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위원은 5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에 따르면 윤리위 위원들은 전원 외부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윤리위 인선은 한경협 쇄신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상근 부회장 인선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가 있었던 만큼 윤리위가 이 같은 우려를 씻어낼만한 조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범 신임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1981년 외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관료 출신으로 외교통상부와 국무조정실 등에서 근무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초기에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어 2012년과 2018년에는 각각 주 벨기에·유럽연합 대사와 주 인도네시아 대사로 근무했다. 

류 회장은 해외에 창구를 만들어 회원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져와 우리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겠다는 비전을 앞서 밝혔다. 김 부회장은 류 회장을 도와 이 같은 비전을 이루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의 상근 부회장이 임명된 만큼, 정치권과 경제인 간 다리를 놓는 이른바 '정경유착'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5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조성을 주도한 바 있다.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이다. 한경협은 지난 7월 일본 경단련과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을 설립하고 기금 운영위를 열었다. 당시 전경련 측은 기금 참여에 대해 회원사와 관계가 없으며,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재계에서는 정부가 주도한 기금인 만큼, 정부 입김이 작용할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관료 출신의 김 상근 부회장이 임명된 만큼,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윤리위 설치가 시급하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윤리위는 추석 이후에 구성이 확정될 것”이라며 “인선 등에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대해서는 “회원사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것으로 협회 측에서 요청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류 회장은 한경협의 외연 확장을 위해 네이버, 카카오 등 IT·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회장단으로 영입하고 젊은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엔터 기업인 하이브에 가입 요청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기업에서는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한경협 가입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으며 한경협 측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언제든 문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재계에서는 제조·유통업 위주로 구성된 한경협과 플랫폼 중심의 IT기업의 시너지를 위해 굳이 한경협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뉴스 서비스를 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치권으로부터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만큼, 한경협 가입으로 빌미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류 회장이 강조한 외연 확장과 젊은 조직으로 변화는 정경유착 우려 해소 등 혁신안이 성과를 거둔 뒤에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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