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업계, 유니티 요금제 개편에 '떠들썩'···국내외 반발
게임 개발업계, 유니티 요금제 개편에 '떠들썩'···국내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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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설치 횟수 당 추가 요금 부과···"캐쥬얼·인디 개발사 타격"
유니티, 트위터 통해 "90% 넘는 사용자들 영향 받지 않을 것"
(사진=유니티테크놀로지스)
(사진=유니티테크놀로지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게임 콘텐츠 제작 엔진 유니티가 게임 설치 횟수에 따라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내놓자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국내외 개발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유니티는 지난 12일 이용자가 게임을 설치한 횟수를 기준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새 요금 정책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지난 12개월 동안 최소 매출과 누적 설치 횟수를 초과한 경우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예를 들어 무료 이용자와 소규모 개발팀용인 '유니티 플러스' 구독자는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어 최근 12개월 20만 달러(약 2억6000만원)과 누적 설치 횟수 20만회 이상일 경우 설치 횟수당 20센트의 과금이 부과된다.

기업용인 '유니티 프로'와 '유니티 엔터프라이즈' 구독자의 경우에는 100만 달러(약 13억원) 이상 매출, 누적 설치 횟수 100만 회 이상 게임부터 1~15센트의 요금을 내야 한다.

이에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는 해외 개발자들은 게임 판매 중단·엔진 교체 등을 선언하며 유니티의 정책 변경에 반발하고 있다.

유니티가 언리얼 엔진과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게임 개발 도구로 자리잡은 만큼, 이러한 가격 정책에 전 세계 게임 개발사가 막대한 금액의 사용료를 부과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니티가 개최한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유니티는 PC와 콘솔, 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의 게임 중 유니티로 만든 게임이 50%를 차지하며, 상위 1000개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70%가량이 유니티 엔진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 인디게임 '페이퍼 트레일'을 개발한 뉴펜글레드 게임즈의 헨리 호프만 창업자는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의 유니티 게임을 구매했다면 제발 설치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개발사 메가크리트게임즈는 지난 14일 성명문을 통해 "이러한 가격 책정 구조는 개발자, 특히 개발자에 대한 신뢰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출시 후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해 시프트업의 '니케: 승리의 여신',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 등 대다수의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만들어진 만큼, 국내 게임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사용에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 다운로드마다 가격을 매긴다는 아이디어는 대체 누가 낸 건지 궁금하다"며 "게임은 흥행 가능성을 항상 염두하고 시작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환영하는 개발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발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유니티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90% 이상의 유니티 사용자들이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출시된 게임이 급격히 흥행할 경우 갑자기 막대한 비용의 사용료를 내게 되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근본적인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유니티의 정책 결정으로 경쟁사인 언리얼 엔진과의 시장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 개발자는 "광고로 게임을 최대한 노출시켜 다운로드를 발생시키는 캐쥬얼 등의 게임의 경우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적으로 소규모 게임 개발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비용 예측이 어려운 엔진 사용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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