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엔터, 전경련 가입 '왜 망설이나'···정경유착·시너지 등 우려
IT·엔터, 전경련 가입 '왜 망설이나'···정경유착·시너지 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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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하이브, 가입요청에 '묵묵부답'
전경련 "기한 정해지지 않았다, 기다리는 중"
정경유착 이미지 우려···시너지 효과 미지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현판 (사진=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 현판 (사진=전경련)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의회(한경협)로 변모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달 22일 임시총회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 하이브 등 IT, 엔터기업에 가입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경은 신임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한 류진 풍산 회장의 뜻이 담겨있다. 류 회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회장단을 젊고 다양하게 구성해 젊은이들과 소통할 계획”이라며 IT, 엔터업계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전경련은 이틀 뒤인 24일 네이버와 카카오, 하이브에 가입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기업들은 공문을 받고 “검토 중”, “확인해줄 수 없다” 등의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을 받은 세 기업은 최근까지도 전경련 가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측은 “아직까지 답변이 온 기업은 없다”며 “기한을 정한 게 없는 만큼 현재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 하이브 외에 IT, 엔터기업 중 가입의사를 밝힌 기업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전경련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고 있다. 정경유착과 관련된 전경련의 이미지를 아직 벗지 못했고 제조업 중심으로 회장단이 꾸려진 만큼 IT, 엔터기업과 시너지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류진 회장은 전경련 쇄신과 관련해 윤리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리위는 외부 기금 요청과 관련해 심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5명의 외부인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류 회장은 9월 중 윤리위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재계에서는 지난달 임시총회와 함께 윤리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명칭 변경 승인이 9월 중 완료될 예정인 만큼 윤리위 인선도 다소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경유착의 고리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은 전경련에 네이버와 카카오, 하이브가 이름을 올리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매년 국정감사 때 마다 정치권의 타겟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전경련 가입이 더해진다면 뉴스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 역시 방탄소년단이 문화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만큼 전경련 가입이 자칫 정치권에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달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파행 운영 당시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방탄소년단을 K-POP 콘서트에 동원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하는 글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여기에 기존 회장단이 제조업 위주로 이뤄진 만큼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에는 롯데, 한화, 코오롱, DB, 두산, 한진, GS, 효성, 종근당, 삼양 등 제조·유통기업들이 소속돼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 커머스 사업을 포함하고 있지만, 전체 사업영역 중 일부에 해당된다. 특히 단순히 사업협력을 진행한다면 전경련 가입이 없이 계열사 간 협력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하이브와 같은 엔터기업은 제조·유통업 중심 회장단과 교류할 여지가 더 적다. 특히 하이브는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모색하는 만큼 전경련 가입의 필요성은 더욱 적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외연 확장의 밑그림을 그렸지만, 당장은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젊은 기업들의 유입이 이뤄지긴 힘들 수 있다”며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고 젊은 기업들이 필요를 느낄 만한 단체로 거듭난다면 외연 확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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