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혁신의 승부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CEO&뉴스] '혁신의 승부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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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혁신'이 통했다.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도 카드사 중 유일한 순성장과 0%대 연체율이라는 압도적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흥행돌풍을 몰고 온 애플페이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3위로 도약하면서, 타사 역시 현대카드의 행보를 쫓고 있다. 이처럼 카드업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온 그의 행보에 업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카드업권 CEO 중 가장 이색적인 커리어를 지닌 인물이다. 1987년 현대종합상사의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현대정공의 해외 지사장과 법인장 등을 역임한 뒤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의 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현대카드 부사장,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다양한 경험과 높은 산업 이해도는 현대카드를 카드사 중 가장 독특하고 선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가맹점 수수료 등 카드사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타사가 카드론 등 대출업무와 리스·할부 등의 부업에 몰두한 사이, 현대카드는 오히려 본업인 신용판매의 혁신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특유의 브랜딩을 들 수 있다. 정 부회장은 기존 무색무취한 카드 플레이트를 캔버스 삼아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입히는 파격을 단행한다. 이에 소비자들은 현대카드를 단순 결제수단에서 소장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 디자인 시상식에서 단골 수상자로 오르내리고 있다.

문화사업에도 진심이다. 정 부회장은 카드에 철학을 녹여야 한다는 신념 하에 다양한 문화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외 유명 뮤지션이 대거 참여한 '슈퍼콘서트'부터 각종 라이브러리로 대변되는 브랜드 스페이스, 다방면의 연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문화 프로젝트 '다빈치모텔'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직접 구상하고 고객들과 공유하며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주요 화두로 떠오른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의 시작도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e카드를 시작으로 현대차, 기아, 코스트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 업종별 톱 기업과의 PLCC를 선제적으로 출시해왔다.

이는 다양한 산업·해외경험을 바탕으로 PLCC의 잠재력에 주목한 정 부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으며, 독점적 파트너십을 통한 맞춤형 혜택 제공이라는 기본 전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현대카드의 PLCC 회원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덕에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PLCC 상품 중 88.5%가 현대카드일 만큼, PLCC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혁신에 방점을 찍은 것이 올해 3월 국내 출시한 애플페이다. 애플페이는 국내 출시 전부터 보급률이 낮은 NFC(근거리무선통신기술) 방식이란 약점과 함께 막대한 수수료 탓에 카드사들 사이에선 '계륵'이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단말기 설치비용 부담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졌고, 적중했다. 애플페이 출시 한달 만에 신규 카드 발급량이 전년 동기대비 156%나 급증했을 뿐 아니라, 매월 신규 고객이 10만명 이상 유입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무모한 혁신은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8%나 감소한 가운데, 사실상 나홀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도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이른바 '빅3'에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모든 카드사가 급증한 연체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연체율을 낮추면서 0%대를 기록했다. 이는 대손비용을 낮추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정 부회장의 다음 혁신 목표는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당시부터 기술력 강화와 방대한 빅데이터를 지닌 제휴사 확보에 주력해왔으며, 지난해 현대차, 대한항공, 이베이, 스타벅스 등 PLCC 파트너사들이 포함된 데이터 동맹 '도메인 갤럭시(Domain Galaxy)'를 구축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도메인 갤럭시의 모임인 '카운슬(Council)'을 개최, 현대카드가 지향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목표와 향후 비전 등을 제시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급변하는 대외 환경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비, 건전성 지표가 우수한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하반기 파트너사의 성장을 목표로 NFT와 챗GPT 등 새로운 기술의 접목과 모든 파트너사가 보유한 데이터·인프라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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