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0조원대 구조조정···R&D·보조금 11조↓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약 18년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으로, 사실상 역대급 세수펑크로 인한 '긴축 재정'이라는 평가다.
29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 증가율(2.8%)은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해당 수준은 지난 6월 말 재정전략회의에서 보고된 '4%대 중반' 수준 대비 2%포인트(p) 가량 낮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증가율(9.5%)과 비교해도 1/4 수준이다.
내년도 총수입은 6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낮췄다. 기금 등 국세 외 수입을 19조5000억원 늘렸지만,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국세수입이 33조1000억원 감소한 것을 반영했다.
재정수지도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2조원으로 올해(-58조2000억원) 대비 33조8000억원이나 급증했다. GDP 대비 적자 비율도 2.6%에서 3.9%로 1.3%p 악화됐다.
국가채무도 1196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1조8000억원 늘었고, GDP 대비 채무비율도 50.4%에서 51%로 0.6%p 상승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약 23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24조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조원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간 셈이다.
대표적으로 R&D 예산이 25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조2000억원 삭감됐다. 반면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차세대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는 5조원으로 3000억원 가량 늘렸다. 국고 보조 사업에서도 4조원 가량을 덜었다.
이런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약자복지 △미래준비 △일자리 창출 △국가 본질기능 수행 등 민생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한다.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는 183만4000원으로 21만3000원 상향조정되며, 중증장애인의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은 폐지된다. 노인 일자리는103만개로 14만7000개 늘리고, 노인 일자리 수당도 2만~4만원 가량 높아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강도 높은 재정개혁으로 재정 낭비요인은 철저히 제거한 가운데, 재정이 해야 할 일에는 제대로,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