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이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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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發 정규직 전환 바람 원인
경영여건 악화에 비용증가 '이중고'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시중은행에 신입행원이 줄고 있다. 채용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을 대표하는 은행들의 채용규모는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다. 매년 치솟는 연봉에 정년까지 길어지고 있어 이른바 '준공무원'이라는 목소리마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공채를 아예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700명에 달하는 신입행원을 뽑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뽑은 신입행원이 올해부터 각 영업점으로 배치되고 있어 인력수요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올 하반기 인력충원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우리은행은 지난해 초 은행권 최초로 3천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면서 은행권에 '정규직 전환 바람'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후 각 은행 노조 측의 요구로 외환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정규직 전환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후 신한·국민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은행들까지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해 666명을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100여명 안팎의 텔러만 신규로 채용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된 이후 결혼 및 출산 등을 이유로 퇴사하는 인원이 급격히 줄어 인력 수요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같은 은행의 채용축소 현상은 장기적 추세로 굳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도 채용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갈수록 가중되는 인건비 부담은 은행들이 풀어야할 가장 큰 과제로 남겨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발 정규직 전환은 향후 수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과 하나·기업은행 등의 2003년 대비 인건비 증가율은 40%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6830만원이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등이 도입해 시행중인 임금피크제 역시 정년을 2년 연장시킴으로써 퇴직인원을 줄이는 요인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은 본점 슬림화를 통해 영업점 인원을 충당하거나,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들을 대상으로 통폐합을 계획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선진 은행들의 경우 철저한 성과연동 연봉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의 경우 특정 은행이 시작한 정규직 전환 움직임 때문에 향후 심각한 수준의 내홍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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