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저항(Cd)의 경제학···전기차 시대, Cd 줄이기 경쟁 치열
공기저항(Cd)의 경제학···전기차 시대, Cd 줄이기 경쟁 치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음감소, 연비상승 등 Cd 낮을수록 이점 많아···전기차는 주행거리↑
Cd 낮은 차는 벤츠 EQS, 테슬라 모델S, 현대차 아이오닉6 등의 순
전문가 "Cd 낮추기 위한 제조사 간 기술개발 경쟁 심화할 것"
Cd를 측정 중인 벤츠 콘셉트카 EQXX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이 자동차의 공기저항계수(Cd, drag of Coefficient)는 동급 중 가장 낮습니다." 

최근 모 자동차 제조사 신차 발표회에 발표자로 나선 한 연구원의 말이다. 그는 신차의 Cd를 강조하며 기술개발을 통해 기록적인 수치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Cd란 차가 달릴 때 공기가 방해하는 힘을 뜻한다. 다시 말해 Cd가 낮으면 공기저항을 덜 받는다는 얘기다. 공기저항을 덜 받으면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고, 연료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전기차는 Cd가 낮으면 배터리 효율이 높아져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늘어난다.

Cd는 0에서 1 사이의 값을 갖는다. 보통 대다수의 차가 0.3~0.45의 값을 보인다. 보통 공기 저항을 덜 받는 낮고 넓은 스포츠카나 세단이 박스형의 키가 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 낮게 나온다. 현존하는 자동차 기술로 최대한 낮출 수 있는 Cd 한계값은 0.2다. 이 값을 뚫은 차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일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에서 Cd를 부각하며 "각진 형상을 갖춘 SUV지만,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부품을 대거 장착해 세단에 버금가는 Cd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형 싼타페의 Cd는 0.294다. 구형 대비 0.036 감소한 값으로 동급 최저치다. 

이와 관련해 신형 싼타페 개발을 주도한 현대차 MLV프로젝트7팀의 홍정우 팀장은 "차량 하부 언더 커버 적용, 전면부 상∙하단 액티브 에어 플랩 적용은 물론 전기차를 개발하며 연구한 공기저항 개선 기술과 수많은 풍동 시험을 통해 이 같은 수치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d가 낮으면 난류 발생이 줄고 이는 곧 박스형 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공명음 등 각종 소음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비 상승 효과도 있는데, 2.5 가솔린 터보 2WD 모델 기준으로 새 산타페가 구형에 비해 복합연비가 리터당 0.2km 더 높다"고 말했다.

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모델Y (사진=테슬라)

싼타페보다 Cd가 낮은 SUV로는 테슬라 모델Y, 모델X, BMW iX 등이 있다. 모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단 전기SUV다. 이 중 Cd가 가장 낮은 모델은 모델Y로, 웬만한 세단보다 낮은 0.23을 기록한다. 테슬라는 차량 하부 언더커버와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한 휠을 적용해 Cd를 낮췄다.

테슬라 관계자는 "전기차라는 특성도 이 같은 수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무거운 배터리 무게를 극복하고자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공기저항을 덜 받는 만큼 작은 용량의 배터리로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행거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전기차 가운데 Cd가 가장 낮은 차는 국내 시판 기준 벤츠 EQS(0.2)다. 이어 테슬라 모델S(0.208), 현대차 아이오닉6(0.21), 포르쉐 타이칸(0.22) 등의 순이다.  

전기 S클래스라고 불리는 EQS는 조약돌 모양의 급진적 디자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독일 바우하우스 정신에 따라 디자인됐다는 게 벤츠 측의 설명이다. 벤츠 관계자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주행거리를 극대화하기 위한 디자인"이라며 "한 번 충전으로 제원상 주행거리보다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전기차 최저 Cd를 갖춘 아이오닉6의 경우 유선형 조형,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 커튼 등을 갖춰 공기저항을 줄였다. 현대차 측은 "0.21에 불과한 Cd와 구름 저항을 최소화하는 전용 타이어를 장착한 덕분에 1회 충전 500km대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주행거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Cd를 낮추기 위한 제조사들의 기술개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두번째 모델 세단 아이오닉6 주행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