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가덕도 신공항 '경제성 의문' 여전···"정치적 목적 성급한 추진 안돼"
14조 가덕도 신공항 '경제성 의문' 여전···"정치적 목적 성급한 추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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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전타당성 검토결과 경제성 낮음에도 예타 면제·추진 강행
전문가 "신공항=지역경제 활성화 아니다···여객·물류 경제성 의문"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정치적 이유로 공사 서두르면 안돼"
가덕도신공항 건설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경제성·안정성 의문이 지속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정부가 강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항공 교통 발달로 비롯된 경제적 파급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항 건설이 여객과 물류 증가 등 경제적 효과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충분한 경제성 검토 없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정치적 목적으로 성급히 신공항 건설을 추진했다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공항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국토교통부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에 대한 관계 기관 협의를 본격 추진해 올해 말 확정·고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한다고 국토부는 덧붙였다.

국토부는 또 지난 29일 2029년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해 내년에 536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건설보상비에 3224억원, 설계비 1910억원, 시설 부대비 등에 229억원 등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총 사업비 13조7000억원, 공사기간 2025년에서 2035년까지 9년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각계 각층에서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신공항 건설은 그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 활성화의 이유로 건설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으나 밀양·김해 등으로의 입지선정, 지자체와 주민 갈등 등의 이유로 매번 무산됐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매우 낮다는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를 내놨다. 비용-편익(B/C) 비율이 1이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되는데, 가덕도 신공항은 이 비율이 0.41~0.58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벌일 때 거쳐야 하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받고 일사천리로 진행될 참이다.

당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과제 하나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내걸었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라는 다분히 정치적 이유로 신공항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한다고 해서 이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진 않고, 투자 대비 경제성마저 의심된다고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현재 부울경 지역의 해외 물류는 해상 운송과 인천공항을 통한 항공-육상 연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항공 물류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약 14조원을 투자해 공항을 새로 만들만큼 부·울·경 지역의 물류 이동이 현재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투자비를 지역경제 활성화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공항 등 지역 교통 발달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은 근시안적 안목이며, 교통 연계 지역 경제활성화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15개 공항 가운데 인천, 제주, 김해, 김포 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지방 공항은 만성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객과 물류 수요 관점에서 보더라도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성은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여객의 경우, 2028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여객 가용 인구가 감소, 덩달아 여객 이용자도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물류의 경우,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로 물류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선 항공 화물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선 여전히 크게 수요가 모자른 상태다. 단순히 공항 하나 더 짓는다고 물류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고, 지역 경제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위형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가덕도 공항의 해상, 항공 연계 운송으로 종합물류 확장성은 동의하지만, 투자 대비 유용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기존 공항 중 흑자 운영 공항이 매우 적은 상태이고, 배후 산업단지 접근성을 따져봤을 때 투자 대비 효용성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승준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전문가들과 10년 이상 충분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양양 공항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정치적인 이유로만 공사를 서두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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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9-02 14:22:17
이미 2019년에 전체 1700만명 실적 달성(이중 국제선은 1056만명) 한 그 기반으로 가덕신공항 수요가 잡히는데 양양공항이니 하는것과 비교질해대는 자칭좃문가들의 오랄질이 웃기긴 하네. 항공대 허구라가 시켰냐? 아니면 배후에 똥대구징들이 있는거냐

정재필 2023-08-31 03:11:46
가덕신공항 경제성 문제 지적 대신 김해공항의 운항제약은 왜 누락하냐? 그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김해공항은 24시간 운항 불가, 제5공중기동비행단으로 인해 민항기 활주로 사용제약, 산악과 인접하여 이착륙중량 제한과 운항위험만 나열해도 가덕신공항 건설은 정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