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체인지' 강조한 SK, 늘어나는 투자 부담에 발목?
'딥 체인지' 강조한 SK, 늘어나는 투자 부담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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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 방침에 따라 투자 규모 더 늘어날 전망
한기평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 적자···차입부담 억제 필요"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SK그룹이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하며 일하는 방식부터 신시장 접근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위한 투자 부담이 가뜩이나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SK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천포럼’에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 실천 및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의 주요 의제는 △일하는 방식 혁신 △구성원 미래역량 확보 △평가∙보상 방식 등이 선정됐다. 또 △커스터머 스토리 △글로벌리제이션 △이사회-구성원 소통 제고 등이다. 

주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이 같은 변화는 SK그룹의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4일 구성원들과 대화에서 "구성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며 전에 없던 변화 과제를 도출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천포럼 등을 통해 구성원이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파악해 10월에 여는 CEO 세미나의 경영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경영과제를 도출하는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SK는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향한 투자도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원(한기평) 따르면 SK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지난 2021년 23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5조원으로 50%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SK는 2025년까지 에너지 전환과 산업 전환, 이산화탄소 처리 등 친환경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석유화학 대규모 설비투자 등 투자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SK의 이 같은 투자 확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기평은 SK 투자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와 유가 하락, 정제 마진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며 "투자 부담 확대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FCF(Free Cash Flow)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유 중인 자산을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사용한 후에도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말한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SK의 연간 FCF 적자는 15조9000억원으로, 지난 5년간 최대 규모에 이른다. 

SK그룹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기준 1.9배였지만,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5.4배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차입 부담을 억제할 재무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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