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KB국민銀, ICT 신입행원 부서배치 방침 놓고 '시끌', 왜
[뉴스톡톡] KB국민銀, ICT 신입행원 부서배치 방침 놓고 '시끌',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CT 신입행원, 코딩테스트 거쳐 선발···IT 경력단절 '우려'
일각에선 영업현장 경험 필수라는 시각도···의견차 첨예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국민은행이 ICT(정보·통신기술)직군으로 채용한 신입 행원들을 영업점 등 직무 관련성이 떨어지는 부서로 발령낼 수 있다는 인사 방침이 알려지면서 '부서배치' 논쟁이 일고 있다. 

ICT 관련 전공, 자격증 등을 보유한 신입직원이 다른 직무를 맡게 될 경우 경력 단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와 함께, 은행 소속 직원인 만큼 핵심 업무인 영업현장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4월 말~5월 초 선발된 신입행원(채용연계형 인턴)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까지 인턴십 및 2차 면접전형을 진행하고, 이후 11~12월 신입행원 연수 등을 거쳐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초 부서 발령을 낼 계획이다.

하지만 ICT직군으로 채용한 신입행원들을 다른 직무로 발령할 수 있다는 인사 방침을 두고 부서 배치 전부터 논쟁이 불붙고 있다. 국민은행 직원은 일반 은행원인 'L직군'과 전문직인 'S직군'으로 나뉘는데, 이번 논쟁의 중심에 선 ICT 신입행원은 L직군에 속한다.

국민은행은 L직군에 해당하는 신입행원을 채용할 때 △ICT △IB(투자은행) △UB(기업금융·자산관리) △글로벌 △자본시장 등으로 부문을 나눠 진행하고 있다. 각 부문의 업무특성이 다른 만큼 채용 우대사항과 전형절차에 차이를 두고 있고, 지원자는 다른 모집부문에 중복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직군별로 다른 전형을 거쳐 선발하지만, 채용 이후 애초 지원한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를 맡을 수도 있는데, 국민은행이 내부 인력운영 및 업무상 필요에 따라 다른 부서로 발령낼 수 있다는 인사방침을 세워뒀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이런 방침은 국민은행 채용사이트에도 명시해 놓고 있다. 

이런 방침을 놓고 최근 ICT직군을 중심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해당 직군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다른 직무와 달리 ICT 부문 지원자들의 경우 개발자 등을 목표로 관련 '스펙(직장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학력, 인턴경험 등)'을 쌓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ICT직군을 채용할 때 정보관리기술사, 정보통신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등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지원자를 우대하고 있다. 또 ICT직군 지원자를 대상으로는 코딩테스트(4문항·120분 운영)까지 거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채용된 상황에서 영업점 등 ICT직무와 관련 없는 부서로 발령이 난다면 그동안 쌓은 경력이 단절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객을 직접 상대하면서 수신·대출·펀드 등 은행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영업점으로 발령나는 경우를 가장 꺼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 외 다른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ICT직군을 전문직으로만 수시채용하거나, 신입행원을 채용하더라도 ICT직군을 별도로 뽑은 경우에는 본인이 다른 부서를 희망하지 않는 한 ICT관련 부서로만 발령을 내고 있다. 이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국민은행과 비슷한 인사제도를 시행했다가 내부에서 논란이 커지자 ICT직군으로 채용한 신입행원에 대해선 관련 직무를 맡기도록 방침을 바꾼 곳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 한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는 게 트렌드이기도 하고, 디지털화로 개발자들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그걸 기대하고 ICT분야에 지원했던 직원들이라면 다른 부서로 발령났을 때 느끼는 당혹감이 클 것 같다"며 "국민은행의 채용방식이 최근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ICT직군이더라도 은행 소속으로 들어온 은행원인 만큼 내부 인사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과 핵심 직무인 영업현장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ICT직군이더라도 은행 기본 업무인 영업과 상품에 대한 이해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영업점 경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국민은행의 ICT 신입행원 영업점 발령 논란을 두고 은행 종사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A은행의 한 직원은 "은행 현장 경험이 있는 개발자는 천하무적이어서 꼭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B은행의 한 직원은 "IT직은 지점에 나가게 되면 경력이 단절되는데, 기술을 쓰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입행원 채용 당시 채용공고를 통해 '당행의 인력운영 및 업무상 필요에 따라 발령 예정'이라고 명시했고, 근무장소 및 업무내용 등은 근로계약서를 통해 합의한 바에 따라 이행 중"이라며 "채용 전반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