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인생 직진
[김무종의 세상보기] 인생 직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다보면 예상치 않은 소식이 오는 경우가 있다. 로또 당첨이었음 좋으련만. 출근 직후 이것저것 일을 정리중이었는데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안받아서인지 핸드폰 문자에 남겨진 메시지. ‘모모모 부회장입니다. 인생직진입니다.’

이건 또 무슨 뜻인가. 갑자기 왜 이런 문자를 남기신 걸까.

전화를 드렸더니 출근중에 필자가 갑자기 생각이 나 연락이 하고 싶었다 한다.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필부인데 황송하기 그지없다. 오랜만에 생각해 준 분이 고맙기 그지없다.

한때는 자정 무렵에 얼큰하게 취해 어디시냐고 안부 전화하는 분들이 꽤나 있었는데 요즈음은 거의 없다. 그때도 귀찮기 보다는 그렇게 만취해서도 나를 기억해 주는 분이 고맙다고 느끼며 조심히 귀가하시라 마무리하곤 했다.

인생직진.

각자 해석이 다르겠지만 전화 주신 부회장님의 의미는 칠순 나이에도 현직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으며 문제가 있으면 잘 헤쳐나가라는 의미로 이해가 됐다.

여러 계열사들 브랜드가 있는 그의 명함 부회장 직함 아래에는 '대표영업사원'이라고 일부러 강조한 흔적이 보인다.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해온 그 분은 나름대로 ‘인생직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고 있어 보였다. 성공하는 인생에서 ‘성공’에 대한 정의와 해석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성공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기르고 목표에 상응하는 행동을 언행이 일치하며 해야 한다.

그런데도 잘못된 의미의 인생직진도 여기저기서 보인다. △통합보다는 분열로 가는, 개인과 자기 조직을 위한 듯 보이는 인생직진 △상대방 입장보다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관철하려는 인생직진 △전체를 보지 못하는 '일방·직진형' 리더십의 인생직진 등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대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춘기적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 이상적이고, 잘못된 현실 파악에 입각하기도 해서 타당성이 부족하며 편견일 경우가 많다는 점 △어느 한 면만을 강조하다 보니 특수한 측면에서는 일견 타당성을 갖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면에서는 타당성과 설득력이 결여될 수 있다는 점 △원칙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선행해야 될 조건과 환경이 전제·성숙되지 못한 까닭에 즉각 시행에 옮기면 오히려 부작용과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인생이 뜻대로만 되겠는가. 자기 뜻대로만 해야 분이 풀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어딘가 성숙하지 못하고 사춘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스스로 더 겸손해져야겠다고 느끼게 한 부회장님의 일침 ‘인생직진’ 이다.

생각의 크기가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는데, 내 잘못과 한계부터 돌아보고 ‘아시타비(我是他非)’하지 말고 ‘후안무치(厚顔無恥)’도 하지 말아야 겠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얘기는 듣지 말아야지. 내가 나를 넘어서는 인생직진이 되어보자.

편집국장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