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배터리 자체 개발 가속···"전기차 패권 배터리에 달려"
車업계, 배터리 자체 개발 가속···"전기차 패권 배터리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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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0 원통형 배터리 단 모델Y, 미국·유럽·중국서 가격 줄줄이 인하
폭스바겐·도요타·현대차, 원가 경쟁 확보 배터리 자체 개발 가속화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한 업체가 향후 전기차 시장 주도권 쥘 것"
티몬이 삼성카드와 장기렌트 상품을 기획한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사진=티몬)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전기차 대중화 추세가 빨라지자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지름 46mm, 길이 80mm의 자체 개발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이며, 가장 먼저 배터리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보다 5배 큰 부피 덕분에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제조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는 제조 비용을 낮춘 4680 원통형 배터리를 모델Y에 탑재하는 동시, 낮아진 배터리 원가를 앞세워 차값을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마진을 줄여서라도 경쟁이 치열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미국에서 최대 20%, 유럽에서 최대 15%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 14일에는 중국에서 1만4000위안(약 256만원)을 인하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배터리 자체 개발로 원가를 낮추자,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도 서둘러 배터리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배터리 생산 자회사 '파워코'를 설립하며, 배터리 자체 개발·생산 계획을 밝혔다. 파워코는 아시아 지역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배터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2030년까지 유럽에만 연산 2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 6곳을 설립해 배터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도요타는 2028년까지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전기차 후발 주자에서 선두 주자로 앞서가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물성이 고체인 덕분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덜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가능 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이다.

도요타 측은 "개발이 끝난 전고체 배터리를 토요타 전기차 bZ4X에 적용할 경우 한번 충전으로 120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충전 시간도 기존에 비해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양산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동화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차도 주행거리 확대, 충전시간 단축,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배터리 자체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자, 배터리 성능 향상과 차세대 배터리 선행 기술 개발, 충전 기반시설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은 앞서 지난달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현대자동차그룹-서울대학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했다. 센터는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배터리 관리 시스템 △배터리 공정 기술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총 22개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서울대를 비롯해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양대, 성균관대, 충남대 등 국내 대학 교수 및 석∙박사급 인재 21명이 참여한다. 그룹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에 2030년까지 3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판매 단가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소재 수급부터 배터리 설계와 양산, 관리 역량 등 배터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자동차 제조사가 향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나섬에 따라 기존 중국 CATL, 국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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