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중견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견인하려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낮추고, 최저한세를 폐지하는 등 기업 과세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3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중견기업 세제 건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법인세법 과세표준 구간별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하고, OECD 주요국과 같이 최저한세를 폐지하거나 중견기업의 최저한세율을 최대 17%에서 최대 8%로 낮춰 투자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중견련 측은 "미국, 일본 등 OECD 주요 10개 국가가 투자 확대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며 "국내의 과도한 조세 부담은 해외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중견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명목 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선진국 클럽인 OECD 평균 2.7% 보다 0.7%p 높은 3.4%다. 이에 대해 중견련 측은 "과도한 법인세는 우리 기업의 투자 의욕을 위축시키고 해외 자본 유출을 가속화해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잠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중견련 측은 "지난해 말 법인세법 개정으로 과표 구간별 세율을 1%씩 인하했지만, 24%인 최고세율이 G7 평균 20.9%, OECD 평균 21.5%를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1%의 변화는 긍정적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최고세율을 20%까지 낮추고 과표 2억원 이하 5%, 2~200억원 이하 10%, 200~3000억원 이하 15% 등 구간별 법인세율을 과감하게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견련은 기업계의 오랜 요청에도 연구개발(R&D)과 통합 투자세액 공제 제도가 여전히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고 지적하면서, 세액공제 대상 범위를 전체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견련 측은 "현재 R&D 세액공제는 3년 평균 매출액 5000억원 미만, 통합 투자 세액 공제는 3년 평균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에만 적용되고, 특히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에 한정된다"면서 "'2023년 세법개정안'에서 국가전략기술에 바이오의약품 등을 포함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 공급망 관련 필수 기술을 신성장 원천기술로 지정했지만, 규모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업계 전반의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견련은 중견기업의 83.1%가 비상장법인인 현실을 감안해 가업승계 연부연납 시 비상장주식을 납세 담보로 허용, 기업 가치와 경영 노하우의 전수로서 원활한 기업 승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중견련 측은 "부동산 등 상속 재산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국세청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물납허가협의체' 평가 절차가 까다로워 실제 비상장 주식을 납세 담보로 활용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비상장 주식에 과세는 하면서 납세 담보로는 허용하지 않는 방침은 조세 정책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약화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