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관련 논문 발표를 두고 공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려대학교가 조사에 들어간다. LK-99는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꿈의 물질'이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전 퀀텀에너지연구소 최고기술책임자)가 관련 논문을 다른 저자의 동의 없이 논문 사전등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올렸다는 제보를 받고 예비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논문 발표 행위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판단하는 예비조사는 이번 주 중 결정되며, 이후 30일 내 예비조사를 마치고, 6개월 내 본조사를 마무리해 연구 부정행위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본조사가 마무리되면 당사자의 이의신청 여부를 확인하고,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결정한다. 

고려대 측은 "본조사 이후 당사자가 이의를 신청하면 이를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결정된다"며 "사안마다 다른 만큼 최종 결정이 나오는 시기는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조사범위는 '연구부정행위'와 '부적절한 집필행위'로 나뉜다. '연구부정행위'에는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중복게재 등이 있으며 '부적절한 집필행위'는 부적절한 출처인용, 텍스트의 재활용 등이 있다. 

LK-99 논문의 경우 지난달 22일 이석배 권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 권영완 교수 등 3명이 저자로 등재돼 '아카이브'에 처음 공개됐다. 이어 같은 날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등 6명이 참여한 논문이 뒤이어 올라왔다.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김 교수 측은 권 교수가 다른 저자의 동의없이 무단으로 논문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김현탁 교수는 미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두 논문에 대해 "본인 허락없이 게재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LK-99는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로 알려지면서 학계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진들이 검증을 통해 초전도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내 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8일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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