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주차장 10곳 '설계 미흡'·5곳 '시공 미흡'
원희룡 "설계 감리 책임자 징계, 수사 의뢰·고발"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 91곳 중 15곳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지난 30일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LH는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발주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조사 결과 15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지붕)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기둥이 지붕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내부에 보강 철근을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필요한 만큼의 철근이 시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5곳 중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누락된 사례이다.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제대로 됐으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드린 것이다.
남은 5곳은 시공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발생한 15개 아파트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LH는 이 중 4개 단지에서 정밀안전점검을 추진 중이며,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다. 1개 단지에 대해서는 현재 보완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입주 전인 10곳 중 6곳은 보완 공사 중이고, 남은 4곳은 입주 전까지 보완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LH는 밝혔다.
원 장관은 LH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전면적인 인사 조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 등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데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로 시공 중인 전국 100여 개 민간 아파트 안전점검도 실시 중"이라며 "8월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